고등학생 딸에게 시어머니의 간병을 맡기고 수고비로 10만 원을 줬다가 딸과 다퉜다는 한 엄마의 사연에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요즘 고등학생은 10만원이 적은돈인가요?'라는 제목의 고민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딸이 올해 고2에 올라간다. 얼마 전 시어머니께서 허리디스크 수술을 하러 올라오셨고 병원비는 저희 집에서 전부 부담하는 대신 퇴원 후 간병은 시누이가 하기로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시누이의 엉치뼈가 부러져 갑작스럽게 시어머니를 A씨 집에서 모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모두 어릴 적부터 할머니를 좋아했기에 모두 시어머니를 모시는 데에 동의했지만, 부부 모두 자영업을 해 시어머니를 돌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A씨는 딸에게 시어머니의 간병을 부탁했다.
그는 "시어머니의 외래 진료까지 일주일이 남아있었고 진료 후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시겠다고 해서 고등학생 딸에게 딱 일주일만 할머니 좀 도와달라고 했다"며 "딸이 아이패드를 사고 싶다고 돈을 모으고 있어서 도와주면 용돈을 많이 주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일주일간 A씨의 딸은 할머니를 살갑게 잘 모셨다. 이 모습을 본 A씨는 '자식 잘 키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내심 뿌듯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시어머니는 지방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A씨는 딸에게 약속한 용돈으로 10만 원을 줬다. 그런데 딸은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였다.
A씨는 "10만 원을 줬는데 딸이 버럭 화를 내더라. 고작 10만 원 받으려고 그 고생한 게 아니라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딸이) 일주일간 하루 종일 밥 차려 드리고 씻겨 드리고 기저귀도 갈아야 했고 몇 번은 화장실 뒤 처리까지 해드렸는데 어떻게 이것밖에 안 줄 수 있냐고 버럭버럭 날뛰면서 화를 냈다. 이럴 거면 아이패드는 왜 얘기한 거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A씨는 "고등학생인데 일주일 간병하고 10만 원 받은 거면 엄청 많이 준거라고 생각한다. 원래 한 달에 교통비, 교재비 등을 제외하고 용돈만 20만 원이고 그거와 별개로 10만 원을 더 준거다. 결국 이번 달에 30만 원을 받아 간 셈인데 고2 용돈으로는 큰돈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어 "애는 발을 구르면서 집이 떠나가라 우는데 너무 당황해서 말도 못 하고 서있으니까 아들이 놀라서 나와보더니 자기가 줄 테니까 그만하라고 데리고 들어가 재워다. (아들은) 아이패드 자기가 사주기로 했으니까 제가 너무했다며 저 보고 내일 사과하라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돈 10만 원이 문제라기보다도 그렇게 예의 바르게 잘해드리던 모습이 다 돈 생각하느라 그랬나 싶어서 소름 돋고 마음이 힘들다. 사실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일 아니냐. 해야 할 도리를 한 거지 않나. 할머니 핑계로 학원이랑 방학 보충도 몇 번 빠졌는데 이제 와서 그렇게 억울하고 화가 나는 건지... 제 속도 모르고 아이패드 지가 사준다는 아들도 황당하다. 아들 말대로 사과를 할지 아니면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일주일 병간호에 10만 원은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꼬실 때는 돈으로 꼬셔놓고 돈 때문에 그랬나 싶어서 소름 돋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나. 자영업 하시는 분이 이 정도로 물가를 모르나",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한 거라니. 미성년자인 손자 손녀는 조부모 돌봄 의무가 없다", "8시간 최저시급으로 7일 계산해도 대충 40~50만 원이 나온다", "10만 원 주고 일주일 간 저런 일할 사람 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봐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