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소멸국'으로 전락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저출산 현상이 심각 단계를 넘어 사실상 '절망'에 가까워지고 있다.
2022년 0.78명을 기록하며 사상 유례없는 저출산 현상을 보여줬는데,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8일 통계청은 '2023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이었다. 이는 2022년 기록한 0.78명보다 0.06명 감소한 수치다.
합계출산율은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통계청은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전년(24만 9200명) 대비 1만 9200명(-7.7%) 감소했다"라며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4.5명으로 전년보다 0.4명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출산과 관련된 모든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출산율이 감소한 탓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출산연령은 33.6세였다. 전년도 대비 0.1세 상승했다.
30대 초반(30~34세) 모의 1천명당 출산율은 66.7명이었다. 이는 전년(73.5명)대비 무려 6.8명 감소한 수치다.
20대 후반(25~29세)도 21.4명으로 전년보다 2.6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대 후반(35~39세)·40대 초반(40~44세)의 감소폭은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다.
작년 합계출산율을 국가에서 시도별로 쪼개 보아도 1명대를 기록한 지역은 없었다.
2022년 1.12명이었던 세종마저 1.00을 뚫고 0.97명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5명으로 전국 최저였다. 서울 중·관악구는 합계출산율이 0.38명에 그쳤다.
저출산은 생산연령인구를 줄여 경제성장률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며, 입학생이 없어 학교는 문을 닫고 군(軍)병력 급감으로 인해 국방력 고갈 현상도 나타난다.
인구 구조상 젊은 세대가 노년 세대를 부양해야 할 부담도 과거보다 훨씬 커진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갈등이 늘어나고 나라 전체가 병들 우려가 커진다. 관련 대책과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