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의 보호자, 즉 가족을 '제2의 환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치매 환자를 돌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한 며느리는 "시어머니 치매 걸리면 모시고 살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바로 "아니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성 A씨가 공개한 사연에 따르면 그는 시댁 식구들이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은 질문을 받았다.
요즘 들어 자주 깜빡깜빡 단어가 잘 생각 안 난다는 시어머니 말에 시이모님 한 분이 한 질문이었다. A씨는 "아니요. 치매는 힘들죠. 요양병원에 모셔야죠"라고 답했다고 한다.
시이모님은 "너는 TV도 안 보냐. 요즘 요양병원 학대 얼마나 심한데"라고 타박했고, 순간 분위기는 썰렁해졌다.
다음날, 남편 또한 A씨를 타박했다. "앞에서는 말이라도 '당연히 모셔야죠'라고 해주면 어디 덧나냐. 내가 장인어른 장모님의 같은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하면 당신은 기분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A씨는 시부모님은 물론 친정 부모님이 치매가 걸려도 모실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남편의 타박에도 "나중에 이모님들이 왜 딴소리하냐고 하실까 봐 난 그냥 확실하게 대답했다"고 답했다.
남편은 "넌 여우과는 확실히 아니다.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A씨는 "친정 부모님은 본인들이 치매 걸리면 죽게 하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살아서 뭐 하냐. 애들한테 짐 되기도 싫고 그냥 버려라'라고 늘 말씀하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그 자리에서 '그럼요 당연히 모셔야죠 해야 했는데 너무 솔직하게 말한 걸까요? 더군다나 이모님들까지 있는 자리에서 어머님 아버님 체면 구기는 언행이었나 해서요"라며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애초에 질문 자체가 너무 무례하다", "자식들이 먼저 요양원 보내자고 해야 한다. 사위나 며느리에게 전가하지 마라", "대답 잘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몇몇은 "'치매 안 걸리고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죠'라고 돌려서 말하는 방법도 있다", "눈치가 없다", "솔직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자식들한테 유산 물려줄 필요 없다" 등의 의견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