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같은 계좌번호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써 구걸하는 이른바 '온라인 거지'가 포착돼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절박해서 700원 주실 분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형편이 어려워 이틀을 굶었다며 700원만 있으면 편의점에 들어갈 수 있어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글을 올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글쓴이는 "고시원에서 생활고에 방세 미납으로 노숙 중"이라며 "아침에 인력 사무소도 갔지만 헛걸음하고 길에서 버티는데 지치고 춥다"고 했다.
또 "전 재산이 662원"이라며 은행 계좌번호를 남기고 누리꾼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찜질방이나 한 끼 해결할 정도 도움을 주면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다. 부디 한 번만 살려달라"고 했다.
다만 글쓴이는 해당 글을 돌연 삭제했다.
이후 같은 커뮤니티 이용자 A씨가 그의 글을 복원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의 계좌번호를 검색해 봤다. 그 결과 같은 계좌번호가 적힌 구걸 글이 4년 전부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었다.
내용 또한 "이틀 동안 굶었다", "컵라면 먹고 싶다", "한 번만 살려달라" 등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가 오래전부터 자신의 처지를 꾸며 온라인상에서 구걸을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한 놈만 걸려라 이건가"라며 "대단하다"고 혀를 찼다.
A씨는 이어 "몇백 원이라도 입금하지 마시라. 일도 안 하고 몇 년을 저런 식으로 벌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도 "레퍼토리 좀 바꿔라", "사기꾼으로 등록하자", "구걸하는 사람들 딴 데 가서 하루 얼마 벌었다고 자랑하고 다닌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누리꾼은 "저런 인간들 때문에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도움을 못 받는 것 같다"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