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를 두고 일본인 누리꾼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22일 파트1이 공개된 '경성크리처'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이다. 일제 패전 직전인 1945년을 배경으로,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드라마다.
독립운동가가 등장하고, 당시를 살아가는 조선인들의 현실과 애환을 담아냈다.
731부대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주요 서사로 이야기를 이끈다.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일본인 대다수는 악인으로 그려진다.
일본 콘텐츠 리뷰 사이트인 필마스크에서 '경성크리처'의 평점은 2.6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수많은 리뷰 댓글을 기록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청 순위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공개 직후 일본 넷플릭스에서 7위에 올랐고, 이틀째에는 2위까지 순위가 치솟았다. 지난 26일 기준 3위 자리를 지키며 순항 중이다.
욕하면서도 '경성크리처'를 본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5일 일본 야후 재팬에서는 조선일보 일본어판의 "한서희, SNS에서의 새로운 표명, 일본 누리꾼 항의받는 팬 '그만둡니다'"란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다.
해당 기사는 한소희가 '경성크리처' 이야기와 함께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다가 일본 누리꾼에게 비난받은 내용을 소개했다.
여기에는 151건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은 "역사 왜곡이다"라는 반응을 내비치는 중이다.
이들은 "한국 사람들은 일본을 미워해야 하는 나라로 가르친다", "만주에서 일어난 731부대 사건을 경성으로 억지로 끌어왔다", "반일 드라마다"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다만 이 중에는 731부대에 대해서 처음 알았다거나 일본인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한 누리꾼은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731부대를 알았다. 일본이 심한 일을 한 것을 알고 쇼크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이 누리꾼은 "731일은 중국 만주에서 활동하던 부대"라며 "설정이 잘못되었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옛날 일본의 군국주의 정책은 최악이었다. 오히려 드라마를 보고 한국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되어버린다. 이런 과거가 있어 지금이 있기 때문에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731부대의 만행을 지적하는 댓글도 있었다.
이 누리꾼은 "(한소희가) 자국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기회에 모리무라 세이치의 731 부대 저서를 읽고,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역사를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이무라 세이치는 일본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로 국내에서는 731부대의 실상을 폭로한 양심 있는 문학계 인물로 평가받는다.
일본 누리꾼들의 대부분 반응은 731부대는 중국에서 행해졌던 일로, 피해자가 극도고 적은 한국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것 자체가 왜곡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731부대 피해 한국인으로 신원이 밝혀진 인물은 6명에 불과하지만 731부대장인 이시히 히로가 1946년 도쿄 전범재판장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한국인 피해자는 254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인 피해자는 562명이며 나머지 피해자는 모두 중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피해자는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코 적지 않은 수의 한국인이 피해를 당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일본 누리꾼들의 이러한 비판은 그들에게 '경성크리처' 속 731부대의 만행이 충격적으로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이를 K 콘텐츠의 힘이라고 보고 있다. '경성크리처'와 관련해 한소희가 받은 악플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인들이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서 교수는 이어 "K 드라마 및 K 영화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으니 자신들의 역사적 과오가 전 세계에 제대로 드러날까 봐 두려워하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