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4층에서 딸을 안고 몸을 던져 사망한 남성의 가족이 집을 넓혀 이사 온 지 반년 만에 변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6일 문화일보는 7개월 딸을 안고 4층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남성 A씨(33)의 사연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 가족은 지난 6월 둘째 딸이 태어나면서 같은 단지 내 18평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30평 아파트로 이사 왔다. 집을 넓혀 이사한 지 6개월 만에 변을 당한 셈이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A씨 부부를 '알뜰살뜰했던 부부'로 기억했다.
이들은 이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청소 업체를 부르지 않고 가족들을 불러 직접 집 청소를 할 만큼 살뜰했다.
또 시어머니가 A씨의 아내를 엄청 아끼고 가족들 간의 사이가 특별히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아파트 주민들은 "아이 엄마랑 아이들이 참 예뻤다"며 "만날 때 마다 넓은 집에 이사 왔다고 좋아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지난 25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4층에서 아이를 안고 떨어진 가장 A씨가 숨졌다.
A씨는 추락 직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씨의 직접 사인은 '추락에 의한 여러 둔력 손상'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구두 소견이 나오기도 했다.
A씨가 안고 뛰어내린 7개월 난 둘째 딸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순식간에 번지자 재활용 쓰레기 포대 더미 위로 던진 두 살배기 첫째 딸과 마지막에 뛰어 내린 부인 역시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모 대학 약학과 출신인 A씨는 2년 전 약사가 돼 늘 솔선수범하며 남을 도와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에 마련된 A씨의 빈소에는 대학 동문과 유가족 수십 명이 침통한 분위기 속 자리를 지켰다.
한편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301호에서 담배꽁초와 라이터가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감식을 통해 이 증거물을 화재 원인의 결정적 단서로 보고 사고와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