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저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써주세요..."
찬바람이 부는 겨울, 부산 한 동네에 거주하는 할아버지는 4년 동안 모은 동전을 비닐봉지에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했다.
이웃을 위해 기부한 이 할아버지는 자신도 어려운 삶에 놓여있는 기초수급자였던 것으로 확인돼 주변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2일 부산 사상구에 따르면 6일 모라3동 행정복지센터에 한 어르신이 28만 7750원을 담은 하얀 비닐봉지를 들고 찾아왔다.
투명 비닐봉지 안에는 500원짜리 동전은 물론 100원, 10원 등 모든 종류의 동전이 담겨 있었다.
어르신은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말하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알고 보니 이 어르신은 형편이 어려워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였다. 자신도 먹고살기 어려운데도 돈을 꼬박꼬박 모아 기부를 한 것이었다.
행정복지센터 측에 따르면 어르신은 "TV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매일 조금씩 4년 동안 모은 작은 돈이지만 필요한 곳에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혜 모라3동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눔을 실천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기부자의 마음이 잘 전달되도록 이웃을 위해 소중히 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 안동에 거주하는 80대 한 할머니도 1년간 빈 병을 팔아 모은 돈 30만 원을 어려운 이들에게 사용해달라며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지난 11일 경북 안동시에 따르면 5일 옥동에 사는 이필희(85) 할머니가 1년간 모은 빈 병을 판 돈과 생활비를 조금씩 모아 만든 성금 30만 원을 옥동행정복지센터에 기탁했다.
이 할머니는 성금과 함께 어린이용 일기장 1장에 손수 적은 편지도 전했다.
할머니는 "이제 내 아이들이 부자는 아니더라도 배 안 고프게 밥 먹고 따뜻한 방에서 잠자고 할 수 있으니 나도 이제 인생길 마지막에 좋은 일 한번 하는 게 원"이라며 "생애 처음이고 마지막으로 불우한 어린이한테 써보고 싶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