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구찌, 가격 최대 10% 기습 인상...명품, 소비 약화에 인기 줄어 재고 쌓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각종 물가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을 주저하는 상황에서 구찌(Gucci)가 일부 라인의 가격을 약 10% 가량 전격 인상했다.


몇몇 브랜드들이 줄어드는 인기로 재고가 쌓여 골머리를 앓는 중 나온 가격 인상이어서 업계 관계자들이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구찌는 오피디아 라인 제품 가격 일부를 최대 10%가량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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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오피디아 GG 미니 토트백은 167만원에서 184만원으로 10.1% 올랐고, 오피디아 미니 토트백은 200만원에서 217만원으로 8.5% 인상했다.


다른 제품들도 3~6% 가량 가격이 올랐다. 립스틱과 향수 등 일부 뷰티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핸드백 등 잡화 가격을 인상했다.


업계는 구찌의 이 같은 행보를 유심히 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이후 보복 소비 열풍을 타고 급성장했던 글로벌 명품 패션 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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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은 제품의 재고가 쌓인 탓에 이례적인 할인판매 움직임도 있는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0일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명품 시장은 올해 3620억유로(한화 약 514조원) 규모로 분석된다.


지난해 대비 3.7% 성장한 것이지만 2021년 31.8%, 2022년 20.3%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그 성장세가 확연히 꺾였다. 내년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 온라인 명품 쇼핑몰 마이테레사가 최근 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시장 상황은 금융 위기가 덮친 2008년 이후 최악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재고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4%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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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일부 브랜드는 비밀리에 비공식 재판매상들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매마저도 재고 처리를 하는 데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 요인이 있어도 다수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실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네 차례 가격을 올렸던 샤넬은 올해 두 번만 올렸다. 그마저도 5월 이후로는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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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도 지난해 두 차례 올렸지만 올해는 한 차례만 인상했다. 이 역시 6월 이후로는 소식이 없다.


다만 연말연시 소비가 증가하는 특성을 고려해 기습적인 가격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