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8일(월)

5월에 폭염 내리더니 겨울엔 반팔...2023년, 50년 만에 가장 뜨거웠다

인사이트지난 7일 반팔 입고 남산타워 오르는 학생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올 한 해 우리나라에서 12달 중 8달이 '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12월인 현재는 예년에 비해 기온이 높게 오르면서 한겨울에 반팔을 입은 모습이 관측되기도 했다. 


11일 조선일보가 기상청에 의뢰해 올해 1~12월 '지역별 가장 더웠던 달' 기록을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쓴 지역이 한 곳 이상한 달은 1월, 3월, 4월, 5월, 6월, 11월, 12월이었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더운 해다.



인사이트지난 3월 28일 석촌호수에 핀 벚꽃 / 뉴스1


올해 한반도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날씨가 이어져 왔다. 지난 3월 말 전국적으로 기온이 치솟으며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가 동시에 피는 풍경이 펼쳐졌다. 


올해 서울의 벚꽃은 3월 25일 개화했다. 지난해에는 4월 4일에 폈다. 평년(4월 8일)보다는 14일이나 일찍 벚꽃이 폈다. 


역대 가장 빨리 피었던 2021년 3월 24일보다 단 하루 늦은 개화로,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었다. 


보통 한반도의 봄은 3월 꽃샘추위가 나타나고 4월부터는 점점 기온이 오르는데, 올해의 경우 꽃샘추위가 4월에 닥치면서 일찍 핀 벚꽃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인사이트지난 5월 16일 강원 강릉 경포해변 / 뉴스1


5월에는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 강원도 강릉은 한낮 기온이 35.5도까지 올랐다. 


이는 2001년 기록했던 35.1도를 훌쩍 뛰어넘어 1911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5월 기온을 기록했다. 


올해 봄(3~5월) 전국 월평균기온 또한 13.5도로 종전 최고 기록인 12.2도(1998년, 2022년)를 넘어섰다. 


속초 역시 34.4도로 기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남부 지방도 대구가 33.6도, 경북 울진이 34.9도를 기록하는 등 한여름 수준의 무더위가 찾아왔다. 


인사이트지난 5월 서울 여의도 물빛광장을 찾은 학생들 / 뉴스1


겨울에도 이상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경남 김해는 16~20도 안팎의 기온을 보였다. 겨울인데도 봄날 같은 날씨에 지난 8일 부산에서는 벚꽃이 개화하기도 했다.


겨울 날씨가 온화한 탓에 시민들은 두꺼운 롱패딩 대신 경량패딩이나 바람막이 플리스 재질의 옷을 꺼내 입었다. 일부는 반팔을 입고 야외 활동을 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5~10도가량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지난 8일 반팔 입고 산책 중인 서울 시민 / 뉴스1


매체에 따르면 올해 한반도의 기후변화는 태평양 감시 구역 수온이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과 주변 바닷물 온도가 뜨거워진 상황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영국 기상청은 지난 9일 "올해에 이어 내년도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럽연합의 한 기후변화 연구소는 "5~11월까지 지구의 월 평균기온이 매달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12만 5000년 전 마지막 간빙기 이후 올해가 가장 뜨거운 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