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적자에 허덕이던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플랫폼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구체화 됐다.
이번 합병을 통해 두 플랫폼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국내 1위 OTT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OTT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넷플릭스 1137만 명, 쿠팡플레이 527만 명, 티빙 510만 명, 웨이브 423만 명 순이다.
국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빠르게 구독자를 늘리고 있는 쿠팡플레이에 맞서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지난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빙의 CJ ENM과 웨이브의 SK스퀘어가 두 플랫폼을 합병하는 양해각서(MOU)를 늦어도 다음 주까지 체결한다.
이번 합병은 CJ ENM이 최대 주주가 되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가 되는 구조로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개월째 논의를 진행하면서 물밑에서 합병을 조율해 왔다"며 "양해각서 체결이 임박했다"고 설명했다.
양사 간 합병설은 이전부터 여러 번 불거졌으나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OTT를 제외한 국내 시장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양사의 재무 상황이 갈수록 악화됐다.
이에 쿠팡에 대항하고자 서로 경쟁을 멈추고 대형화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합병이 성사된 것으로 추측된다.
두 플랫폼이 합병하게 되면 1000만 명에 육박하는 활성 이용자 수를 가진 국내 토종 1위 OTT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사용자 수를 무기로 컨텐츠 제작사들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점을 차지할 수 있고, 플랫폼 통합으로 줄인 비용을 컨텐츠 제작에 투입할 수 있다.
다만 양 플랫폼이 합병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야 한다.
또 합병법인 1대 주주인 CJ ENM이 40% 이상 지분을 가져야 하는데 이럴 경우 합병법인 비용을 추가로 매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약 수천억 원의 비용 부담이 추가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