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극장가를 점령했다.
이런 가운데 권총 한 자루로 반란군에 맞서다 숨진 故 김오랑 중령의 유족들의 관람 후기가 전해져 누리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지난 27일 JTBC '뉴스룸'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열연한 오진호 소령의 실제 인물, 故 김오랑 육군 중령의 유족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김오랑 중령은 육군특수전사령관이었던 정병주 소장의 비서실장으로 12.12 군사 반란 당시 권총 한 자루를 들고 반란군에 맞서 특전사령관을 지키려다 희생됐다.
사망 당시 계급은 소령으로 1990년에 중령으로 추서됐고, 2014년이 돼서야 보국훈장이 추서됐다.
김오랑 중령의 아내 백영옥 씨는 남편의 죽음 이후 충격으로 시신경 마비가 되며 실명한 후 1991년 6월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실족사로 결론지었다.
부모님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영화를 본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故 김오랑 중령의 조카 김영진 씨는 배우 정해인의 모습에서 삼촌을 떠올렸다.
그는 "얼굴 자체가 삼촌 젊었을 때 하고 얼굴이 좀 많이 닮은 형태라, 베레모 쓰고 해놓으니까 생각이 많이 나더라"라고 전했다.
김씨는 김 중령을 살해한 박종규 중령이 임종 직전 남긴 말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박 중령이) 자기가 죽으면 '오랑이한테 가서 잘못했다고 사과하겠다' 이렇게 하더니만... 그런 얘기도 들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마음이 그렇다"라고 울먹였다.
김씨는 "우리나라 국민이라고 하면 다 아는 그런 계기가 됐으니까 이 영화 만든 사람한테 고맙다고 이야기나 한번 해주이소"라며 사과를 받지 못한 마음이 그저 답답하게 사무치면서도 역사를 다시 한번 남겨 줘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29일 국방부 중앙전공상심의위원회는 故 김오랑 중령의 사망 구분을 '순직'에서 '전사'로 변경했다.
반란군의 총격에 숨진 지 43년 만이자, 12.12 사건을 군사 반란이라고 규정한 지 25년 만이다.
군 인사법에 따르면 전사자는 '적과의 교전 또는 무장 폭동·반란 등을 방지하기 위한 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사람', 순직자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으로 구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