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0일(금)

"엄마가 어린 시절 제 몸 안에 '동물용 마이크로칩'을 심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hree Square Market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이라면 마이크로칩이 익숙할 것이다.


동물 등록제로 인해 반려인이라면 반려동물을 보호하고 유실, 유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동물의 정보를 식별할 수 있도록 몸속에 마이크로칩을 의무적으로 삽입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 한 10대 소녀는 자신의 몸에 마이크로칩이 이식됐다고 밝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세계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 누리꾼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 10대 소녀의 사연을 소개했다.


인사이트Netflix '블랙 미러'


매체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 A양(17)은 최근 인기 드라마 '블랙 미러'를 보고 깜짝 놀랐다.


블랙 미러 시즌 4 2화 '아크엔젤' 에피소드에 자신이 겪은 일과 매우 흡사한 이야기가 담겼기 때문이다.


'아크엔젤'은 어린 딸을 잃어버릴 뻔한 싱글맘 마리가 아이를 또 잃어버릴까 걱정돼 아이의 뇌 속에 '아크엔젤'이라는 칩을 심는 이야기다.


이 칩을 통해 부모는 아이의 위치를 파악하고 아이가 무엇을 보는지 확인해 만약 아이가 좋지 않은 무언가를 보게 되면 시야를 모자이크 처리해 가려버릴 수도 있는 최첨단 아이보호장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adet Pet


A양은 "나는 용서를 할 줄 아는 사람이지만 엄마의 결정을 원망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엄마가 어릴 적 수의사인 삼촌을 시켜 자신의 견갑골 사이 피부 아래에 칩을 삽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위는 수의사가 보통 개와 고양이에게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는 부위와 동일하다.


A양은 "엄마는 가능한 한 많은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 했다. 내 안전을 확신하기 위해서다. 이것(칩)은 엄마에게 가장 확실한 선택지 중 하나였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엄마는 A양이 길을 잃어버리거나 유괴를 당했을 때 경찰이 칩을 스캔해 부모의 연락처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A양의 몸에 칩을 이식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양은 너무 어릴 때라 칩을 이식받은 기억은 없지만, 의료 기록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칩에는 이름과 부모님의 이름, 연락처가 포함돼 있으며 칩이 삽입된 이후로 정보는 업데이트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A양이 이식받은 칩은 동물용 마이크로칩으로 추측된다.


데일리메일 측은 이 사연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A양에게 연락을 취한 상태라고 전했다.


몸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했다는 A양의 사연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2년 어린이 유괴 살해 사건이 잇따르고 있던 영국에서 한 부모가 아이의 팔에 위치 추적용 마이크로칩을 이식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양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불법일 뿐만 아니라 비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아이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으며 악용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의사가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불법이며 동물용 마이크로칩은 식품 및 의약품 규제 당국의 인체 사용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양은 수의사 삼촌의 면허가 취소되는 것을 원치 않아 경찰에 신고하거나 수의학 규제 당국에 알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나흘 전 A양이 올린 게시물은 300개의 댓글이 달리며 화제가 됐으나 현재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