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한 며느리가 늦은 새벽 시댁을 방문하는 길에 국밥을 먹었다가 미리 밥상을 차려놓은 시어머니와 싸우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가 시어머니를 무시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사연이 게재됐다.
사연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결혼한 지 몇 달 안 된 새댁이다. A씨는 주말에 남편이 시댁에 급하게 가야 하는 일이 생겨 결혼 후 처음으로 시댁에 방문하게 됐다.
시댁은 전라도 광주이고 A씨의 신혼집은 인천이라 차로 3~4시간 걸리는 꽤 먼 거리다.
A씨는 "남편이 갑자기 일이 생겨서 저녁에 출발하게 됐다. 저녁도 못 먹고 저녁 8시쯤 출발했다"며 "열두 시는 돼야 도착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다가 너무 배고파서 '근처에서 밥 좀 먹고 가는 게 어떠냐 어차피 늦어서 시부모님 주무실 테고 밥 먹고 조용히 들어가서 자고 아침에 인사드리자'고 제안했다"며 "남편도 그러자 해서 가는 길에 국밥 먹고 새벽 1시 다 돼서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시댁에 도착한 A씨 부부는 조용히 들어가려고 했으나 시어머니가 불을 다 켠 채 밥을 차려 놓은 것을 목격했다.
A씨는 "미리 밥 차려 놓겠다는 말이 없으셨고 출발 전 열두 시쯤 도착하니까 먼저 주무시라고 남편이 전화했다"며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아들 부부를 기다린 시어머니는 A씨 부부를 향해 "아들이 먼 길 운전해서 오는데 어떤 부모가 발 뻗고 자고 있겠냐"며 "얼른 밥 먹어라"고 했다.
그러자 이미 국밥을 먹고 온 A씨의 남편이 "우리 밥 먹고 왔다. 어차피 늦기도 했고 엄마 연락 없길래 자는 줄 알고 국밥 먹고 왔다"고 답했다.
사건은 여기서 발생했다. A씨 남편의 답을 들은 시어머니가 국밥을 누가 먹자 했냐고 집요하게 캐묻더니 A씨가 했다는 말에 화를 내기 시작했다.
A씨 말에 따르면 시어머니는 "아들 오랜만에 와서 정성스럽게 음식 준비한 엄마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밖에서 밥 먹고 가자는 말 못 한다"며 "니네 엄마가 밥 차려 놓고 남편이 밖에서 밥 먹고 가자 하면 너는 분이 어떻겠냐. 내 아들이 거절을 못해서 그렇지 집밥이 얼마나 먹고 싶었겠냐"고 A씨를 몰아세웠다.
이후에도 시어머니는 계속 서운함을 토로했고 A씨는 "어머니 '니네 엄마'라는 말은 좀 삼가해달라. 그렇게까지는 생각을 못 했다. 기분 상하셨으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시어머니는 "어른한테 삼가하라 말라 말하는 거 아니다"라며 받아쳤다.
심지어 남편까지 거들기 시작했다. A씨가 "어머니 늦었으니까 내일 얘기하는 게 좋겠다. 저도 남편도 너무 피곤하다"라고 했더니 A씨의 남편은 "엄마가 말씀하시는데 말 끊고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A씨를 지적했다.
결국 남편과도 싸우게 된 A씨는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후 남편은 시어머니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같이 못산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냐. 충고도 지적도 다 좋다. 진짜 저는 이해가 안 가서 의견 좀 듣고 싶다"고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A씨의 사연에 함께 분노했다. 댓글에는 "니네 엄마라는 발언은 선 넘었다", "사과는 본인이 하셔야겠다", "늦은 시간인데 밥은 아침에 차려줘도 되는 거 아닌가", "아들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하다", "애초에 먼저 자라고 했는데 왜 유난이냐", "본인 아들이랑 서로 소통이 안 된 걸 왜 며느리 탓을 하냐", "남편이 제일 한심하다", "그 밥 내일 먹으면 되잖아", "그냥 연 끊는 게 답이다"라고 A씨를 공감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반면 일각에서는 "근데 밥 차려 주셨으면 예의상 한 숟가락이라도 먹을 수 있지 않나", "이렇게 싸울 일인가", "첫 방문이라 밥 차리신 것 같은데 정성 생각해서 자리에라도 좀 앉지"라고 시어머니의 편을 드는 반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