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8일(월)

"일본 팬들은 서서 응원하는데"...'한일전'서 한국 팬들 기립 응원 막은 도쿄 돔

인사이트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 뉴스1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이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2017년 초대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한일전 경기서 한국 관중들의 응원만 부당하게 제지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예선 2차전 한일전이 진행되고 있던 도쿄 돔에서는 한 일본 팬이 욱일기를 들고 응원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사이트Instagram 'seokyoungduk'


이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침략전쟁 역사를 부정하는 파시즘의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예선 2차전 한국과 일본 경기에서 일본 팬이 욱일기를 들고 응원을 펼쳐 논란이 되고 있다"라며 APBC 측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X


그는 메일에서 "욱일기는 일본인들의 풍어 출산 등의 의미로도 사용돼 왔지만, 과거 일본이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전면에 내세운 깃발로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욱일기 응원은 과거 일본이 범한 침략전쟁 역사를 부정하는 꼴이며, 아시아인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행위이자 파시즘의 상징"이라고 강조하며 "특히 이를 인정한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 측 응원단이 펼친 욱일기 응원을 즉각 제지했다. APBC도 욱일기 응원을 즉각 금지시키고 다시는 이런 행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라고 전했다.


보배드림


X(옛 트위터)에는 한일전 경기장을 찾은 누리꾼들의 불만 글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아니 도쿄돔 이상하네 일본인들은 외야든 어디든 자기 공격 타임에 일어나서 응원하는데 우리 공격 타임 되니까 갑자기 응원석에 시큐(보안요원)들 우르르 몰여들어서 앉으라고 난리다. 몇몇 일본어 하시는 분들이 싸우고 응원석도 뒤숭숭해졌다"라고 불만을 토해냈다.


이에 일본 누리꾼들은 일본 야구는 외야석에서는 서서 응원을 하지만, 내야석에서는 앉아서만 응원하는 양국의 응원 문화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팬들은 전날(16일) 호주전이 진행될 때는 일어서서 응원해도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한 팬은 "티켓을 구매할 때 응원석을 선택했다. 구매할 때 '내야석에서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규정은 없었다"라고 강조하며 호주전에서는 허용되던 응원이 왜 일본전 때는 허용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인사이트NewSphere 캡처 화


일본 매체도 이런 논란에 주목했다.


온라인 미디어 'NewSphere'는 "일본의 응원 스타일의 중심지는 외야석, 악가의 연주나 응원단의 찬트에 맞추면서 때로는 서서 목소리를 내는 응원이 매력적이다. 반면에 한국과 대만은 중심지가 내야석이며 응원할 때 많은 팬들이 자리에 서서 응원한다"라면서 "한국 팬들은 일본전에 갑자기 왜 응원 룰이 변경됐는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국제 대회는 해외 팀과의 대전뿐만 아니라 팬끼리도 서로의 응원문화를 알고 교류할 기회다. 이러한 기회를 운영 규정으로 인해 망쳐버리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라면서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각국의 응원 문화를 이해, 존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