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매번 폐지 줍는 할머니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건넨다는 엄마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사연은 딸이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한 것인데 수많은 시민이 공분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머니가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폐지 줍는 할머니에게 줍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글 하나가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저지르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A씨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매주 화요일 분리수거를 한다. 폐지 줍는 할머니는 이날 새벽 또는 전날 저녁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페트병 및 상자 등을 수거해간다.
A씨의 어머니는 폐지 줍는 할머니를 만날 때마다 냉동 볶음밥, 만두, 햇반, 라면 등을 건네고는 한다.
겉으로 봤을 때는 훈훈해 보이지만, 속을 알고 보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A씨의 어머니가 건네는 음식이 모두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기 때문이다.
A씨는 "엄마는 얼마 전 어느 중국집 사장님에게 김치 한 포대를 받았다. 그런데 중국산 김치라는 이유만으로 할머니에게 주더라"라며 "근데 할머니에게 '김치통은 씻어서 줘야 돼'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에게 주는 음식이 유통기한이 지난 건 줄 몰랐는데 최근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정리하려 하니 '할머니 오시면 줘야 한다'라더라"며 "할머니에게 주지 말고 버리자고 했지만, 어머니는 '할머니가 달라고 해서 주는 거다. 뭐가 문제냐'라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할머니는 이런 음식을 받을 때마다 감사 인사를 한다고 그는 전했다.
알고 보니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였는데, 배가 고픈 날에는 A씨 집을 방문한 적도 있었다. A씨 어머니가 건네는 음식이 유통기한이 지난 거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한다.
A씨는 "그래도 이런 음식들을 드리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엄마에게 얘기해도 '유난 떤다'고 한다. 할머니도 원하는 거라는데 모르는 척해야 하는 거냐"라며 조언을 구했다.
시민들은 "아닌 건 아닌 거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움의 손길을 뻗을 생각이라면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음식으로 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은 "안 주는 것보다는 낫지 않냐", "소비기한이 넘은 게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 괜찮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