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8일(월)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궁예의 나라 흔적, 사상 최초로 발견됐다

인사이트궁예 / KBS1 '태조 왕건'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누가 기침소리를 내었는가?"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에 등장하며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캐릭터 '궁예'.


궁예의 몇가지 기상천외한 행동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밈(meme)으로 활용되며 세대를 아우르는 캐릭터가 됐다.


하지만 그 인기만큼 역사적 사료는 적었던 게 사실이다. 궁예가 세웠다는 나라 '태봉'은 더더욱 그랬다. 그런데 최근 '궁예의 나라'의 흔적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이 모인다.


인사이트사진=양주시, 기호문화재단


지난 15일 학계에 따르면 경기 양주시 대모산성에서 궁예(?∼918)가 세운 나라인 '태봉'의 연호가 적힌 목간이 출토됐다. 목간은 글을 적은 나뭇조각이다.


국내에서 태봉과 관련된 유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목간은 길이가 약 30cm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각 면에 쓰인 글자도 120자로 많아 사료 가치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목간을 발굴한 조사단은 목간 형태도 주목할 만하지만 그 안에 적힌 내용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인사이트사진=양주시, 기호문화재단


조사단은 글자가 남은 한 면을 해독했는데 '정개 3년 병자 4월9일(政開三年丙子四月九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정개'는 태봉국에서 914년부터 918년까지 5년간 쓴 연호를 뜻한다. 즉 정개 3년은 916년이다.


조사단은 해당 목간이 실용적 목적으로 제작된 목간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의례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 집수시설에서 출토된 목간은 최초 무로 만든 배 모양의 조각과 함께 있었다.


인사이트KBS1 '태조 왕건'


조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목간처럼 다각면 형태의 목간은 많지 않다.


한 관계자는 "8면에 쓰인 글자를 합치면 약 120자"라면서 "연대가 확실하고 지금까지 나온 목간 가운데 가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