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시어머니에게 장기 이식한다는 20년지기 친구를 말렸다가 손절 위기에 처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남편 부모님한테 장기 준다는 친구 말리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본인을 35살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20년지기 친구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친구가 33살쯤 결혼을 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으로 시집 갔고 결혼 후에도 찢어지게 생활했다"며 "남자가 능력도 없어서 일을 했다 그만뒀다 계속 반복해서 친구가 월급 200만 원 받으면서 남편까지 먹여 살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본인이 좋아서 한 결혼이니 그동안 아무 말 안 했다. 뭐라 하면 기분 나빠한다"면서 "이번에 시어머니가 어디가 안 좋아서 수술을 받아야 되는데 장기 기증받아야 된다고 하더라. 장기를 기증받아야 살 수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A씨 말에 따르면 친구네 시댁은 다른 사람에게 장기 이식을 받을 때 드는 수억 원의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집안에서 기증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A씨는 "그래서 적합한지 검사를 했는데 친구가 가능하다고 한다. 근데 본인은 아직 애도 없고 수술하기 무섭다더라"며 "근데 또 이혼 안 하고 살려면 장기 기증 해줘야 할 것 같더라"며 답답해했다.
친구의 시댁은 무조건 장기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의 남편 역시 "너 그동안 돈 버느라 고생했는데 기증해 주고 한두 달 쉬었다가 다시 일하라"며 장기 기증 부추기는 상황이다.
친구의 사연을 들은 A씨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한 마음에 "너 그거 수술해 주면 평생 고통 속에서 네가 힘들면서 살아야 한다. 너네 엄마도 아니고 그걸 왜 해주냐. 차라리 모르는 사람한테 돈 주고 팔아도 수억 원은 받겠다"며 "도대체 왜 답답하게 구냐"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러자 친구는 A씨에게 배신감이 든다며 본인 남편에게 A씨가 했던 발언을 전했다. 친구의 남편은 A씨랑 다시는 연락도 하지 말라며 A씨를 향해 '천한X'이라는 욕설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냥 손절이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왜 이렇게 자기 팔자 자기가 꼬면서 사는 걸까요. 장기 달라는 집안이 나쁜가요 달라고 주는 사람이 멍청한가요"라고 하소연했다.
해당 글은 누리꾼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며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장기 이식해 주고 한 두 달 쉬라는 거부터 끝이다", "30대 중반에 정신 못 차린 거면 답 없다. 손절해라", "말리지 말고 그냥 둬라", " 말릴 생각 말고 손절해라", "속 터지느니 친구 안 보는 게 낫다", "그렇게 말해줬는데 못 알아들으면 안 바뀐다"며 A씨를 공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본인 선택인데 글쓴이가 말을 심하게 했다",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장기 이식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며 A씨 친구를 옹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