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0일(금)

결혼식 때 축의금 안 내고 밥도 안 먹고 간 친구에게 신랑이 한 말...결국 두 사람은 오열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코로나19 이후 결혼식이 증가하면서 축의금과 관련한 여러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 친구가 낸 축의금이 너무 소소해 맘 상한다는 글이지만, 훈훈한 사연도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해진 사연에 따르면 신혼여행에서 이제 막 다녀온 남성 A씨는 축의 명단을 보다가 정말 친한 친구 B씨가 축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의아했다. 축의금을 안 낼 친구가 아닌데, 그냥 갔다는 거에 조금의 섭섭함도 느꼈던 듯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A씨가 그날 결혼식에 참석한 다른 친구에게 물어보니 축의금을 내지 않은 B씨는 혼자서 식을 지켜보다가 함께 밥 먹자는 다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A씨는 그제야 B씨가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어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다음에 밀려온 감정은 섭섭함이 아닌 미안함과 이해였다. A씨는 "저한테 줄 축의금조차 정말 힘들었나 보다. 친한 친구인데 5만원도 안 되는 돈 주기가 미안해서 아예 안 낸 것 같다"고 했다. 


과거 A씨가 모친상을 당했을 때 장례식 3일 내내 그의 옆을 지켜줬던 친구가 B씨였다. B씨는 A씨에게 너무나 소중한 친구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돈 때문에 친구 눈치 보여 식사도 안 하고, 식 이후로 지금까지 연락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친구 성격상 미안해서 연락도 못 하는 거 같은데 그깟 돈이랑 밥이 뭐라고 멀리 식장까지 와서 밥도 안 먹고 간 친구 때문에 속이 상하고 눈물만 난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이 바빠서 연락하지 못한 건데 B씨가 '내가 돈 안 내서 연락 안 하나'라고 생각할까 봐 더 속상하다고도 했다. 


A씨는 한참 동안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밤 11시쯤에 "자냐?"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안 잔다"는 답장을 받고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N '더 드라이버'


두 사람 사이에는 평소처럼 일상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신혼여행 잘 다녀왔냐'로 시작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A씨가 은근슬쩍 물었다. 


"식장에서 왜 밥 안 먹고 갔어?"


B씨는 "바빠서 안 먹고 갔어. 미안해"라고 답했다. 이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A씨가 B씨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전했다.


"혹시 축의금 때문에 연락 못 한 거였어? 그런 거 안 받아도 너는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 친구야. 나는 네가 죽는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친구야"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N '더 드라이버'


이어 "너무 소중한 친구니까 돈 못 냈다는 거에 절대 연연해하지 말고, 미안해하지 마. 그동안 네가 나한테 해준 거는 그 어떤 축의보다 가장 고마운 거야. 우리가 어떤 친구인데, 그런 눈치 보지 마"라고 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파르르 떠는 A씨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 친구에게 닿았고, 그 울림에 B씨는 눈물을 터뜨렸다. 


B씨는 "너는 그런 걸로 연락 안 할 친구는 아니지만 바빴을 거라고 생각했어. 나도 먼저 연락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미안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옛날에 우리 둘이 '결혼하면 축의금 100만원 줄게', '냉장고 사줄게' 했는데 막상 네 결혼식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내가 너무 초라하고, 미안하고 서글펐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질투의 화신'


그렇게 두 사람은 한참을 울었다. 


A씨는 "친구가 미안할까 봐 안 울면서 이야기하려고 꾹 참았는데 친구 우는 소리에 저도 그냥 툭 터져버렸다"며 "친구는 계속 또 고맙다고 '돈 많이 벌면 지금 일 갚을게'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런 친구에게 A씨는 "됐고 빨리 신혼집 놀러 와서 도란도란 즐겁게 수다 떨자. 너 그날 밥 못 먹고 간 거 내가 배 터지게 밥상 차려줄 테니까"라며 닦달 아닌 닦달을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러분들도 많은 친구들 중에 저처럼 진실된 친구가 있으신가요? 저는 참 너무 고마운 친구가 있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