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PSG) 데뷔 골이자, 챔피언스리그 무대의 첫 골을 터뜨렸다.
이강인의 득점이 터진 곳은 PSG의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로 25년 전 지금은 고인이 된 유상철이 득점을 기록한 곳이기도 하다.
26일(한국 시간) 파리 생제르맹은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조 3차전 AC밀란(이탈리아)과 홈경기에서 이강인의 쐐기골로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PSG가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6분 우스만 뎀벨레와 교체되며 경기장을 밟은 이강인은 오른쪽 윙포워드에서 활발하게 뛰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리고 후반 44분 PSG 데뷔골이 터졌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는 워렌 자이르 에머리에게 패스했고, 자이르 에머리는 박스 안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컷백으로 패스했다.
이를 곤살로 하무스가 슈팅하는 듯한 페인팅 동작으로 공을 흘렸고, 뒤에 있던 이강인이 박스 중앙에서 정확하게 골문을 향해 골을 꽂아 넣었다.
역동작에 걸린 AC밀란의 골키퍼 메냥은 아무것도 못 하고 실점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이강인의 PSG 데뷔골이 터진 파르크 데 프랭스는 25년 전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 예선 E조 3차전 한국과 벨기에 경기에서 유상철의 골이 터졌던 곳이다.
당시 유상철은 후반 27분 왼쪽에서 날아오는 하석주의 프리킥을 이어받아 오른쪽 포스트 부근에서 넘어지며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멕시코전 1대3 패, 네덜란드전 0대5 패로 인해 차범근 감독이 경질된 상황에서 한국을 전패 위기에서 막은 골이었다.
이 골은 차범근 감독의 중도 경질이 일어난 프랑스 월드컵에서 이임생의 붕대 투혼과 함께 '유종의 미'를 보여준 의미 있는 골이었다.
이강인은 2006년 KBS 2TV '날아라 슛돌이'에서 유상철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 유상철은 발군의 기량을 가진 이강인을 유독 눈여겨봤고, 이강인도 "선생님"이라며 유상철을 믿고 따랐다.
유상철은 생전 한 다큐멘터리에서 제자 이강인과의 특별한 인연을 언급하고, 건강한 몸이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것을 묻자 "(이)강인이가 하고 있는 경기를 현장에서 꼭 한번 보고 싶다. 시간이 주어져서, 일주일의 시간이 있다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상철은 안타깝게도 끝내 이강인이 그라운드서 실제로 뛰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지 못하고 2021년 눈을 감았다.
유상철의 투혼과 영광이 살아 숨 쉬는 경기장에서, 이강인은 세계적 클럽의 일원이 돼 뛰게 됐고 마침내 데뷔골까지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