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0일(금)

제이홉 허락도 안받고 '제이홉 거리' 만든다며 혈세 20억 투입한 광주광역시

인사이트KBS2 'NEWS 9'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광주광역시가 BTS 멤버 제이홉 거리를 만들기에 나섰지만 정작 당사자의 허락은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4일 K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제이홉의 고향인 광주 북구는 20억 원을 투입해 '제이홉 거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명성을 이용해 지역을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테마 거리를 조성하는 지자체들이 많다.


광주 역시 지난 8월부터 테마 거리인 'HOPE STREET'조성 사업을 착수했다. 


인사이트뉴스1


이 사업은 특별교부금 17억 원에 구청 예산까지 합쳐 약 20억 원이 투입됐다.


광주 북구청은 제이홉이 졸업한 서일초등학교·일곡중학교·국제고등학교 일대를 연결해 그의 성장 스토리가 담긴 특화 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광주 북구청이 만든 사업계획서를 살펴보면 '제이홉'을 연상시키는 사업명과 학교 담장에는 제이홉 콘텐츠를 만들고 모교 후배들과 팬미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 적혔다.


인사이트Weverse 'BTS'


그러나 정작 당사자나 소속사의 허락은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BTS 소속사 하이브는 "아티스트의 초상과 성명을 사용해 추진하는 거리는 허가하지 않는다"고 명확한 입장을 전했다.


소속사의 입장을 들은 광주 북구청은 "처음부터 '제이홉 거리'라는 것 보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HOPE' 스트리트 사업에 역점을 두고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은 그쪽에 직접적으로 소통해 본 적 없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사례로 대구 남구가 영화감독 봉준호 거리 조성을 추진했다가 당사자의 허락을 받지 못해 캐릭터 구조물만 서리한 바 있다.


인사이트광주 북구청 / 뉴스1


이러한 지자체의 설명을 두고 일각에서는 연예인 명성에 기대 '만들고 보자' 식으로 진행되는 사업에 졸속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광주 북구청이 추진 중인 제이홉 테마 거리는 인프라 개발 중심의 사업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일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광주 북구의회 기대서 의원은 포토존 조성, 조형물, 가로수 배치, 야간 경관 조명 설치 등 인프라 개발 중심의 사업에 그쳐 타지역이나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일 매력이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