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2015 보디빌딩 세계대회 1위에 올랐던 남성이 무리한 운동으로 신장이 다 망가져 34살에 은퇴를 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한 방에서 서로 다른 침대를 사용하는 따로 부부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부부는 헬스장을 함께 운영 중인 결혼 6년차라고 소개했다.
7년 열애 끝에 결혼한 두 사람은 현재 밥도 따로 잠도 따로 휴일도 따로 보내는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은 보디빌딩 세계대회에서 1등을 할 정도로 실력이 좋은 능력자로, 선수생활만 10년 넘게 해왔다.
지금은 헬스 트레이너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헬스클럽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남편은 20개가 넘는 자격증을 딴 것도 모자라 365일 식단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주말에도 아내가 배달음식을 주문하려 하자 남편은 "닭가슴살, 커피 하나"라고 자신의 식단을 고수했다. 이후 남편은 "몸에 안 맞는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아내 옆에 앉아 닭가슴살을 먹었다.
그러나 아내는 자신의 존재가 계속해서 뒤로 밀렸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했다. 아내는 "나의 우선순위는 너지만 너의 우선순위는 너다"라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남편과 아이를 갖길 원했던 아내는 "나는 아이가 좋은데 남편이 반대했었다. 아기가 생기면 본인 인생이 없어질걸 안다고"라며 "가끔 남편을 안고 자고 싶어도 안 된다고 하니까 포기다. 있는 그대로의 저를 그냥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라고 속상함을 내비쳤다.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남편은 "행복하게 아이를 책임질 수 있을까 싶었고, 차라리 와이프한테 잘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완벽주의 성향이 자녀관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며 "제대로 할 게 아니면 시작 안 하는 올 오어 나씽 관점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자신의 강박적인 삶에 대해 남편은 "내가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다. 생활적으로 여유로울 때 여행도 가고 그랬다"며 "근데 사업이 잘 안되니까 새로운 걸 더 추가하고 이렇게 버티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버티다 보니까 아내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진심어린 마음을 전했다.
남편은 보디빌더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프로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서 횡문근융해증으로 34살에 은퇴했다.
횡문근융해증은 근육이 괴사하면서 세포 내 근육 성분이 혈중에 과다하게 유출 돼 신장을 손상시키는 병으로 남편은 현재 신장이 65세 수준이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남편은 "그래서 늦기 전에 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에 센터가 안 되니까 멘탈이 부서질 것같다"라고 고백했다.
오 박사는 불안해 하는 남편에게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를 조금 일찍한 거다"라며 "상황이 바뀌면 사람도 바뀌어야 한다. 삶에서 중요한 것과 역할도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 내 삶의 빛나던 시절을 기준으로 두면 너무 힘들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