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프랑스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북한 남성이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탈북하게 된 계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해 유튜브 채널 '평양여자나민희'에 공개됐던 '한류에 절어있는(?) 북한 유학생들'이란 제목의 영상이 소개돼 재조명됐다.
영상 속에 등장한 남성 정국 씨는 프랑스에 유학하면서 유튜브로 '해피투게더'를 많이 봤다고 밝혔다.
특히 연예인들이 자신만의 레시피를 공개해 순위를 매기는 코너를 즐겨봤다며 '지성만두밥' 에피소드를 회상했다.
당시 유재석은 이 지성만두밥을 두고 집집마다 냉장고에 먹다 남은 만두를 활용해 정말 맛있는 지성만두밥을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말이 정국 씨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어떻게 집집마다 먹다 남은 만두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정국 씨는 "북한에서는 만두를 명절에만 먹는다. 반죽하고 밀고 속 만들고 만두 빚고, 1년에 만두를 두세 번 먹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집집마다 남은 만두가 있다는 유재석의 말에 '대한민국이 정말 발전했구나'라는 생각을 품게 됐다고 했다.
정국 씨는 북한 유학생들이 한류 콘텐츠를 즐기는 것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북한이 느슨해지고 통제도 덜 해지고 오픈되어서 북한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이 집권해 반동문화사상 배격법이라는 것까지 만들어서 한류를 엄격하게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 정권이 한류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욕망을 억누르려고 해도 나중에 반작용이 더 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이 질 높은 한류 콘텐츠를 마음껏 누리는 환경이 마련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탈북자들 이야기 들어보면 계기는 진짜 기본적인 거더라",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거 자체가 생각하기 싫을 정도", "우리 집은 만두 남아서 골칫거리인데"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