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수원 빌라왕'으로 불리는 정 씨 가족에 임차인들이 분노했다.
지난 17일 정 씨 아내 김모씨와 아들은 마스크와 스카프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 채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다세대주택 3층 건물관리업 법인 사무실에서 나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의 압수수색 직후였다.
정 씨 가족은 도망치듯 건물을 빠져나와 택시에 탑승했는데 이 모습은 중앙일보를 통해 보도됐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임차인들은 정 씨 가족에게 "내 돈 내놔", "우린 돈 없어서 걸어다니는데",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는 거냐" 등 분노를 쏟아냈다.
한쪽에서는 택시에 타려 한 아들의 옷과 아내 김씨의 머리채를 붙잡으며 실랑이를 벌였다. 이때 김 씨의 머리카락이 한움큼 빠지고 아들의 옷은 찢어졌다.
임차인들이 택시를 막아서자 정 씨는 "이거 영업(업무) 방해 아니냐"며 택시기사에게 112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정 씨는 수원 일대에서 자신의 명의와 가족 명의, 법인 명의 등으로 수십 여 채를 운용하다가 전세 계약 만기가 다가온 임차인들에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고 지난 8월 잠적했다.
관련 사건으로 고소장을 낸 사람은 134명, 피해액은 약 190억원으로 추정된다. 또 임차인들의 계약 만기도 속속 다가오고 있어 피해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