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말이 있다. '갓생 산다'는 말이다.
'신(god)'과 '인생'을 조합한 이 신조어는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는 성실하면서도 고된 삶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의료계에 따르면 '갓생 사는' 20~30대 MZ세대들의 노화가 빨라지고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통풍 등의 대사질환은 나이가 들어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병이다.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에 갑자기 찾아온 이런 병은 몸도 망가뜨리지만, "내 나이에 벌써?"라는 정신적 충격까지 준다.
문제는 만성질환 환자이면서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지 않는 '숨은 MZ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지난해에 발표한 '2022 고혈압 팩트시트(Fact Sheet)'에 따르면 20~30대 고혈압 환자의 질환 인지율은 19%로 전체의 인지율 69.5%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또 30대 통풍 환자 A씨는 "다리가 삔 것처럼 붓고 아파서 정형외과 갔는데 통풍이었다"면서 젊은 나이에 통풍에 걸렸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의학계에 따르면 MZ세대의 노화가 빨라진 이유는 식습관과 생활방식 때문이다. 육류와 빵 같은 정제 탄수화물, 당 섭취가 늘었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 호르몬이 식탐으로 이어져서 영양 과잉 상태를 만들게 된다. 운동 부족, 수면 부족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MZ세대의 대사질환 증가는 뇌혈관질환이나 암 같은 중증질환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같은 질환은 지속될 때 10~20년 동안 전신에 동맥경화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6월 "주요 20개국(G20)의 20~34세 암 발병률은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20~30대 암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고혈압, 고혈당,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주기적으로 검진해 관리해야 하고 지중해식단, 저염식과 같은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일 30분 이상 중강도 운동하고, 금연이나 절주의 꾸준한 유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