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 안 돌려준 정 모 씨..."(아들이) 돈이 없다. 감옥 가면 된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나라가 잘못한 것"
수원 전세사기 피해자가 임대인 정 모 씨에게 들은 말이다.
정씨는 피해자들에게 미안해 하기는 커녕 "돈이 없는데 어쩌라는 것이냐"라는 식으로 적반하장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수천만원 혹은 수억원에 이르는 전세 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위기에 처했다.
15일 이데일리는 수원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호소를 정리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임대인 정씨는 건물 관리인한테 "(아들이) 돈이 없다. 감옥 가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은 정씨에게 항의하는 세입자가 많아 정씨가 건물 관리인한테 한 말로 추정된다.
최근 경기도 수원 일대에서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경기 전세피해자지원센터에 따르면, 임대인 정씨에게 접수된 신고 건수만 약 400건이다.
전세 보증금도 못 돌려받은 채 대출 이자금만 갚고 있는 세입자들...추정 피해자만 약 760명
또 경찰에 접수된 고소장도 약 130건에 이른다고 전해진다. 정씨에게 전세금을 준 이들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의 전세 대출을 받았다.
이들은 이사를 가고 싶어도 이사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씨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천, 수억원의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매달 이자도 발생한다. 돈도 못 받았는데 이자는 계속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세입자들은 전세 대출 이자를 감당하느라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도가 추정한 피해자는 약 760명이다. 도는 자체적으로 피해자들에게 긴급 생계비 1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씨는 사건이 커지자, 지난 8월 돌연 잠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잠적한 정씨 부부와 그의 아들을 출국 금지시키고, 이들의 행방을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