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한 여성이 '남편이 맹장수술을 하러 병원에 갔다가 대변 주머니를 차게 됐다'고 호소했다.
지난 14일 보배드림에는 '맹장수술하러 갔다 똥주머니 차게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인기글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작성자 A씨는 "남편이 수술 지연과 수술 부작용으로 인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남편은 며칠째 아픈 배가 낫지 않아 맹장염임을 알고 부산의 모 병원과 통화 후 당일 수술을 받기 위해 방문했다"고 입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병원 측은 CT 결과 급성 충수염이라고 진단했으며, 상태가 심각하다고 봤다.
A씨는 "의사 선생님은 수술보다 항생제 치료 후 퇴원해서 한 달 뒤 수술 여부 추이를 보자고 했다"며 "(그런데) 입원해서 항생제 치료를 하던 중 다음날 새벽 12시께 맹장 고름이 터졌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급히 초등생 아들과 달려갔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의사는) '항생제가 안 먹을 줄 몰랐다'며 새벽1시 20분 응급 수술을 했고, 고름이 터져 유착이 심한 상태라고 진단했다"며 "강경 수술을 했고 수술은 잘 되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수술 후에 일어났다. 회복 후 퇴원할 거라 생각했던 남편은 3일 뒤 배꼽에서 농양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충수 뗀 대장 시작 부위 박리 과정에서 손상이 생겼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결국 대장을 10cm 가량 자르는 개복수술을 또다시 하게 된다.
두 번이나 수술을 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지만, '수술은 잘 되었냐'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던 의사의 말과 달리 회복 중 남편의 피주머니에 '초록색 즙'이 차기 시작하며 다시금 악몽이 시작됐다.
결국 담당 의사는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권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상급병원으로 옮겨 다시 수술대에 오른 A씨 남편은 생각보다 위험했고, 결국 인공장루(대변주머니)를 차는 수술을 하게 된다.
A씨는 "최소 3개월 장루를 차야 하고 배변 주머니를 차는 생활로 환자의 정신 상태는 피폐해졌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날이 많아졌다"라며 "맹장수술하러 갔다 이 상황까지 온 게 너무 화가나고 억울해서 병원 측에 문의하니, 병원은 '그 상황에선 그럴 수밖에 없었고 환자가 장루까지 차게 된 부분은 유감이나 병원 측에서 도의적 책임은 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한다"며 "병원에선 법대로 하라고 한다. 이게 병원의 갑질인 건지.."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들은 "맹장수술했는데 정말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었는데 사연 읽고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이래서 수술실에 CCTV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 "병원은 버젓이 문 열고 영업하고 다른 환자 수술도 하고 소름이네요" 등 충격적이란 반응과 함께 위로의 글을 남기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난 의료 과실로 가족을 잃었다"라며 "해당 병원에 가서 의무기록지를 발급받고 영상기록 CD로 달라고 해라. 아마 상급병원이 아닌 것 같으니 달갑게 주지 않을 수 있는데, 보건소에 신고하면 된다. 의료소송은 돈이 많이 들고 승소가 어려우니, 한국의료분쟁조정 중재원에 상담을 받아보라"는 구체적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해당 글은 15일 오전 11시 기준 11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감자가 됐다.
한편 충수염 초기증상으로는 95% 이상에서 복통이 발생한다는 것이 있다.
또한 욕부진, 오심, 구토(80%)가 있으면서 국소적으로 복부 압통과 발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