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0일(금)

사장 불친절해 다신 안 가려던 음식점에 제 발로 찾아가 '공짜 리모델링'까지 해준 청년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세상이 팍팍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선한 이웃들이 존재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남성 A씨의 글에 등장한 투박한 식당 주인아주머니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A씨는 한날 집이 빼곡히 붙어 있는 부산의 한 골목촌에 타일 시공을 하러 갔다가 비를 피하러 한 식당에 들어갔다.


코팅이 벗겨질 대로 벗겨진 식당 앞 타일 바닥은 빗물로 인해 더욱 미끄러웠다. 식당은 그만큼 허름하고 낡아 있었다.


A씨는 이곳에서 밥을 주문했다. 제육볶음 4인분을 주문했는데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가 "이모님, 나오는 데 오래 걸리나요?"라고 묻자 식당 주인은 "있어봐요. 12시 오픈인데 빨리 온 사람이 문제지"라며 퉁명스럽게 답했다.


A씨는 이런 식당 여주인의 말투가 불친절하게 느껴져 불쾌했다.


기분 나쁜 걸 참으며 밥을 먹고 현금으로 계산을 하려는데 여주인은 계산 실수를 한 A씨에게 버럭 화를 냈다.


심지어 "콜라 값 2천원은 왜 빼먹노?"라고 화를 내며 "계산은 정확히 해야지 총각아!"라고 소리를 치기까지 했다.


식사 후 가게 앞에서 담배를 태우던 A씨는 식당 안으로 아이 한 명이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됐다.


속으로는 "저 아줌마 무서우니 가지 마"라고 말리고 싶었지만 그냥 지켜볼 뿐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대하는 여주인의 태도를 본 A씨는 곧이어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멍하니 서 있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이 몸통만큼 커다랗게 채워진 비닐봉투를 아이에게 건넨 여주인은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쉬는 거부터 무라. 뎁혀서 묵고"라고 다정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딱 봐도 아이는 돈을 내지 않았던 상황.


다음날도 식당을 찾은 A씨는 식사 후 계산할 때 여주인에게 다가가 어제 봤던 아이가 무엇을 사 갔냐고 물어봤다.

여주인은 여전히 퉁명스럽게 답했다.


"공깃밥 사러 온 애 말하는 거예요? 근처 사는 아이인데, 부모님 일한다고 바빠서 밥 못해놓고 갈 때는 여기서 공깃밥 사서 가요. 그냥 햄이랑 국 하나 같이 주는 거지"


A씨가 음식값은 그 아이 부모에게 받냐고 묻자 여주인은 "무슨 돈을 받아. 그냥 먹으라고 주는 거지"라고 퉁명스레 대답했다.


인사이트A씨가 올린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불친절하다고만 생각했던 여주인의 선행에 감동한 A씨는 그녀에게 작은 선물을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이모님 여기 바닥 많이 미끌 거리던데, 제가 이거 안 미끄러운 재질로 타일 붙여드릴까?"라며 "애 밥 못 먹는다고 챙겨주는 이모님 마음이 예뻐서요. 쉬는 날 바깥에만이라도 해줄게요. 이거 사람 넘어진다"고 제안을 했다.


여주인은 낯선이의 제안을 의심했다가 '공짜'라는 말에 이를 허락했다.


수리를 해준 A씨에게 라면을 끓여주며 "뭐할라고 이런 거 해줍니까? 돈아깝구로"라고 묻는 여주인에게 A씨는 "좋은 일 하면 좋은 게 돌아와야죠"라고 답해줬다.


글의 말미에 A씨는 어릴 적 돈이 없어 힘들어 길거리에서 펑펑 울고 있을 때 차에서 내린 한 어른이 5만원을 주고 집 앞에 데려다주었던 경험이 있다며, 그분을 떠올리며 지금도 종종 이런 선행을 하고 있다고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감동적 사연에 누리꾼들은 "인류애 충전된다", "진짜 힙하다. 이게 힙합이다", "멋있다", "아침부터 감동받았다" 등의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