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인기 이유 있었다'...탕후루 중독성, 술·담배 수준으로 위험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얼마 전부터 순식간에 길거리 간식계를 평정한 중국 간식 탕후루.


탕후루는 보통 과일에 설탕물을 입혀 굳혀 만드는데, 이제 과일을 넘어 떡, 마카롱, 약과, 송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탕후루까지 생겨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탕후루로 대표되는 초가공식품이 술·담배 수준의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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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 대학 심리학과 교수 애슐리 기어하르트(Ashley Gearhardt) 박사가 참여한 미국·스페인·브라질 3개국 공동연구팀이 36개국 281개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성인 14%와 청소년 12%가 음식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독 대상은 대부분 초가공식품이었다.


'초가공식품'이란 식재료를 가공한 후 향료와 인공감미료, 색소 등의 첨가물을 넣은 식품을 말한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탕후루 뿐만 아니라 탄산음료, 스낵 과자, 냉동식품, 마카롱, 아이스크림, 소시지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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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중독의 기준을 음식 섭취에 대한 통제력 감소와 금단증상, 비만, 폭식 장애 등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성인의 초가공식품 중독 수치인 14%는 술(14%)과 동일하고 담배(18%)보다 약간 낮은 정도였다.


그러나 연구팀인 "청소년이 특정 대상에 이 정도로 중독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초가공식품이 이처럼 중독을 일으키는 이유는 이를 섭취했을 때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급증시켜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에 술이나 담배와 같이 초가공식품 또한 중독 증상을 일으켜 도파민 보상을 갈구하게 된다. 더 많이, 자주 초가공식품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다만, 술·담배 중독의 원인 물질은 에탄올과 니코틴으로 명확한 반면에 초가공식품 중독을 유발하는 특정 물질은 지금까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 전문가들은 더욱 우려하고 있다.


연구팀은 "초가공식품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은 액상과당이나 지방과 같은 단일 물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알려지지 않은 성분들의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정제된 탄수화물과 지방 함량이 높은 초가공식품을 즐겨 먹는 사람들에 대해 '물질사용장애'라는 진단을 내렸다.


'물질사용장애'란 특정 물질의 사용이 문제가 되는데도 사용을 멈추지 못하는 행동 패턴을 보이는 일종의 정신장애를 뜻한다.


인사이트애슐리 기어하르트 교수 / Alumni Association of the University of Michigan


기어하르트 교수는 "일부 초가공식품과 중독 간의 관련성에 대한 일관된 근거가 드러나고 있다"라면서 "초가공식품을 강력한 중독성 물질로 규정하는 것이 전 세계 건강 문제 해결 및 초가공식품 중독으로 인한 위험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