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에 편리함 제공해 줄 앱 '카카오T 트럭커', 아이디어 도용 논란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카카오 모빌리티가 화물 트럭 운전자를 위한 앱 '카카오T 트럭커'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런데 카카오 모빌리티가 내놓은 이 앱, 시장에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중소업체가 반발했다.
중소업체 '화물맨'은 카카오 모빌리티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JTBC는 카카오T 트럭커에 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음 주 출시 예정인 앱 카카오T 트럭커는 화물기사가 갖고 있는 차량 크기를 등록하면 거기에 주문을 골라 보여준다.
앱에는 배송이 완료되면 운임도 자동으로 정산돼 곧바로 입금되는 편리한 기능이 탑재됐다.
하지만 카카오T 트럭커에 담긴 아이디어가 카카오 모빌리티 측에서 고안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카카오가 한 달 동안 회사에 상주해...특허·재산정보 다 넘겨"
화물맨 임영묵 대표이사는 "(카카오가) 한 달 동안 회사에 상주하면서 실사를 진행했다"라며 "특허정보, 재산정보 이런 것들을 전부 다 넘겼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가 카카오 모빌리티 측에 넘긴 자료에는 맞춤형 정보 제공·운임 자동 정산 등 내용이 담겼다.
그는 카카오T 트럭커에 자신이 넘긴 아이디어와 똑같은 내용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디어 강탈 주장에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업계에서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고 자체 시장조사를 통해 개발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해당 아이디어·기술 등은 2018년부터 물류사업을 준비하면서 논의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인사이트에 "2021년 인수 타당성 검토를 위해 '화물맨 동의하에' 실사를 진행한 건 맞다"라면서도 "실다 대상 범위는 화물맨이 직접 정했고, 그 대상은 기술·아이디어를 파악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또 "현재 자사는 정식 서비스 개시에 앞서 차주 사전 모집을 진행중"이라며 "아직 수익모델을 확정할 단계가 아니다. '건당 수수료 기반 수익 모델'은 화물차주의 부담이 증대될 우려가 있어 추가 검토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아이디어 강탈 논란을 두고 박희경 변호사는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기술을 개발할 때 내가 겪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면 그것도 개발의 이익으로 보고 아이디어 침해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선된 기술을 만들었다고 해도 도움을 받은 거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4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혁신룸에서는 대기업 아이디어 탈취 피해 기업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곳에 참석한 송제윤 닥터다이어리 대표는 카카오 헬스케어에 기업 비밀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스타트업의 영업비밀보호 및 특허침해 방지에 속수무책"이라면서 "제도 개선과 상시 발생하는 대기업의 갑질과 영업비밀·특허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 또는 국회 직속의 상설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