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내년부터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대로 진천 선수촌에 입성하기 전 '해병대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8일 대한체육회는 중국 항저우 'Grand New Century hotel Boao Hangzhou'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최윤 한국선수단 단장, 장재근 전천선수촌장 등이 참석해 이번 아시안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총평과 한국 체육계의 미래에 대한 계획 등을 이야기했다.
특히 이기흥 회장은 "내년부터 국가대표 선수들은 진천 선수촌에 입성하기 전 해병대 훈련을 받도록 하겠다. 나도 직접 받겠다"고 선언해 장내가 한때 술렁이기도 했다.
최 단장은 "비인기 종목을 보려고 했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서 직접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e-스포츠는 비인기는 아니지만 직접 보고 느꼈다. 아이들보고 게임하지 말라고 이야기 못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하나하나 말씀드리긴 너무 많지만 감사하다"며 대회 소감을 전했다.
최 단장은 일본의 부진에 대해 "일본이 도쿄 올림픽에서 성공하고 아시안게임보다 파리 올림픽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안일하게 대처했다기보다 편안하게 준비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딛고 일어서서 아시안게임을 기반으로 올림픽을 준비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그걸 바탕으로 했다"며 일본의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큰 질주에 비해 일본이 많은 종목에서 주춤했다. 인도라든지 우즈베키스탄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반사이익적을 봤다. 가기 전에 이야기했던 10개 정도 차이 나게 되면 파리에서도 가능성 있다고 받는데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일본이 파리 올림픽 때는 집중과 선택을 통해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올림픽 메달 개수에 맞춰 전략적으로 접근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장재근 국가대표선수촌장은 체육 인구 부족 대책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장 선수촌장은 "너무 안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전통적으로 강했던 레슬링, 복싱, 투기 종목이 저조했다. 태권도, 유도도 그랬다. 방향 설정을 어떻게 할지 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e-스포츠나 브레이킹 스케이트보드라든지 젊은 선수들이 하는 종목에서 성적이 났다. 장기적, 중단기적 관점에서 준비하고 해외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훈련을 어떻게 하는지, 집체적인 방식이 효과적인지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내년 파리 올림픽에 대처하고 중단기적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면서 "분명 변해가고 있는 건 확실하다. 7번의 올림픽, 4번의 아시안게임을 참가해 봤는데 지금 여기에 안주하면 앞으로 회복시키는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 회장은 한국 체육계 현실에 쓴소리를 남겼다.
이 회장은 "요즘 선수들은 체력 운동을 안 하려고 한다. 그게 현실이다. 강제적으로 할 수도 없다. 조금 더 심화되면 인권 이야기가 나오고 환경이 바뀌었다. 옛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멘탈 스포츠로 가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찰을 해야한다"며 신체적인 스포츠에서 정신적 스포츠로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파리 올림픽이 정말 얼마 안 남았다. 7, 8월이기 때문에 전국체전이 끝나면 12월이다. 그때부터 목표를 세워도 8개월, 7개월 밖에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가면 이 부분에 대해 보강해서 어떻게 전략을 수립할지 대책을 세우겠다. 선수단 단장도 1월 중순쯤에 임명할 거다.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단장을 미리 임명해 현지 조사를 빨리하겠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선수들과 해병대 훈련을 함께 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내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입촌 전에 해병대 가서 극기 훈련을 받게 할 생각이다. 나도 같이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