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이 전쟁일 선포했다.
8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악의 도시에서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하마스가 숨어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의 군사·통치 역량을 파괴한다는 안보 내각의 결정을 승인했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 총리실이 성명에서 가자지구에 전기·연료·물품을 차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방위 반격에 나서는 분위기다.
하마스의 공격은 지난 7일 새벽 이뤄졌다. 이스라엘 군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포탄은 최소 2500발에 이른다.
지상에서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까지 합류해 대대적인 공세가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평소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의 철통 경계로 유명하나 전날 유대 명절 초막절(수코트)이 끝난 직후 안식일에 이뤄진 대규모 기습 공격에 허를 찔렸다.
7일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사망자는 최소 250명, 부상자는 1400여명이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번 공습과 총격전으로 최소 234명이 사망하고 16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사상 최악의 공격 중 하나다.
그동안 하마스와 무력 충돌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여왔던 이스라엘이 전례 없는 타격을 입으면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82년 전 미국이 일본의 진주만 기습 폭격에 허를 찔린 것과 같은 '안보 실패'가 이스라엘에서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이스라엘 양대 정보기관 신베트(국내 첩보)와 모사드(해외 첩보), 그리고 로켓 방어시스템인 아이언돔까지 하마스의 공격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해 희생을 키웠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 조너선 콘리커스 전 국제 담당 대변인은 "전체 시스템이 실패했다"며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필요한 방어를 하지 못한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에 진주만과 같은 순간이 현실이 됐고, 오늘 이후에도 현실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전쟁으로 분쟁이 번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에선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이른바 '중동 데탕트' 무산시킬 목적으로 이번 공격을 배후 조종했을 것이란 의혹이 이는 중이다.
다만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이란이 특정한 공격에 연계돼 있다는 어떤 징후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