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일본에서 실제 사람이 조종석에 탑승해 조종하는 로봇이 만들어졌다. 마치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을 연상시킨다.
지난 2일 로이터 통신은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츠바메 인더스트리(Tsubame Industries)'가 개발한 4.5m짜리 유인 로봇이 300만 달러(한화 약 40억 7550만원)에 판매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봇의 이름은 '아칵스(Archax)'다.
공룡 시조새를 뜻하는 말이지만 하늘을 날지는 못한다. 다만 자동차처럼 시속 10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직립형인 로봇 모드와 차량 모드를 겸비했으며 몸통 조정석에 탑승해 조이스틱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다.
로봇에는 9대의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조종사는 4대의 모니터로 확인하며 로봇을 조종한다. 에어컨도 가동돼 탑승구를 닫은 상태에서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로봇의 상반신은 레버 2개로 조종하는데, 로봇 팔뿐 아니라 손가락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하반신의 경우 페달 2개로 조종한다.
츠바메 인더스트리의 사장은 25살 청년인 요시다 류오다. 철공소를 하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기계에 익숙해 로봇을 동경했다고 한다.
대학에서는 로봇 탈에 대해 공부했고, 재학 중에는 이른바 '근전의수'를 개발하는 회사를 만들었다.
근전의수란 사람이 근육을 움직이면 약한 전류가 흐르는데, 이 전류의 강약을 감지해 의수를 움직이는 원리다. 관련 기술을 향후 로봇 팔 제작에 활용됐다.
그의 꿈은 점점 커져 거대 로봇 개발에도 도전하게 됐다. 개발 자금을 모으고 직원을 모집해 2021년 설립한 것이 바로 츠바메 인더스트리다.
그의 회사에 대기업 건설기계 개발 기술자인 49세 남성 이시이 아카노리가 함께하면서 유인 로봇의 꿈을 키워나갔다.
이시이는 NHK와 인터뷰에서 "나는 건담 세대다. 언젠가 건담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학창 시절부터 로봇 연구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로봇이 내 꿈에 가장 가깝다"며 "30년 넘게 기술자로 일해왔는데, 그 결정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칵스는 우선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4대까지 예약을 받아 일본 선판매를 진행한다.
요시다 사장은 "현시점에서 수주 상황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 "주 타깃은 해외 초부유층으로 100만 달러(약 13억원)을 상회하는 하이퍼카나 크루저를 사는 사람들이 아칵스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봤다.
수주에서 생산까지는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색상이나 디자인 변경도 가능해 고객 요청에 따라 나만의 전용기를 만들 수도 있다.
오는 10월에는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재팬 모빌리티쇼 2023'에 출전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