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쵸비는 근본이 있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롤) 팬들 사이에서 쵸비(Chovy, 정지훈)라는 선수는 근본이 있는 선수로 통한다.
실력도, 성적도 좋지만 무엇보다 인성이 좋은 덕분에 이런 평가가 나왔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게임 롤 국가대표로 나서 금메달 일등공신이 된 그의 '근본론'에 힘을 덧대어주는 사연 하나가 전해졌다. 이 사연은 금메달 획득 이후 열렸던 인터뷰에서 만들어졌다.
최근 쵸비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 기자에게 "군대 가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라는 질문을 받았다.
금메달로 인해 군면제(정확하게는 병역법상 '예술·체육요원' 자격)를 받아 군대를 가지 않게 됐는데, 대신 군대로 향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기자가 어떤 뜻으로 질문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대답이 나오든 군대를 가는 이들에게는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없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쵸비는 논란을 완전히 피해 갔다. 근본이 있는 평소의 인성 덕분이었다.
쵸비는 "저희가 병역 혜택을 받았는데,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군대에 가는 분들 모두가 다 존경스럽다"라고 말했다.
자신들이 병역 면제를 받은 것은 '내가 잘나서'가 아닌, 과거와는 달라진 현시대가 주는 선물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뜻하는 바가 있어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며 병역의 의무를 지는 이들에 대한 감사·존경심을 전했다.
팬들은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질문을 잘 피해 가면서도 겸손함과 감사함을 잘 담아 마음을 표현한 쵸비에게 찬사를 보냈다.
한 팬은 "e스포츠를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황선우, 김우민 등에게 이런 질문 안 하지 않나. 쵸비처럼 특정 세대가 응원하는 게 아닌 '전 국민'이 응원을 보내는 이강인에게도 이런 질문을 한다면 인정하겠다"라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한편 쵸비는 23살이라는 나이에 이미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에 가입했다.
2022년 기준 기부 금액은 1억 7천만원을 넘겼으며 지난 7월 수해 지역 복구에 2천만원을 또 기부했다. 공개되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2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