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휴대폰을 잃어버렸어요. 도와주세요"
12살 국가대표 선수의 말에 수십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항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SNS 계정에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있었던 놀라운 일화가 전해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게시물을 통해 "홍콩 체스 국가대표로 출전한 12살 선수 류톈이가 분실한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벌어진 일"이라면서 "놀라운 것은 자원봉사자들이 1만 석 규모의 경기장에서 휴대전화를 찾아낸 것이다. 미션에 성공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체스 홍콩 대표팀 류텐이 선수는 항저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류텐이는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저녁 식사 때 마지막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한 후 가방에 넣었다고 생각했지만, 휴대전화가 사라진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는 휴대전화가 쓰레기로 버려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홍콩 선수단장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급히 연락했다.
하필 휴대전화의 전원이 꺼져 있어 벨소리나 GPS 추적을 통해 휴대전화를 찾을 수는 없었다.
연락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은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스포츠센터에서 배출된 쓰레기봉투 수만 개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음식물 쓰레기와 오물이 뒤엉켜 악취가 나는 쓰레기봉투를 하나하나 열어가며 확인했다.
개막식이 열린 경기장의 크기는 52만 3,000㎡, 1만 명의 좌석을 수용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였기 때문에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다.
수색 작업은 밤새 이어졌고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기적적으로 휴대전화를 찾아낸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신고를 접수한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은 24일 오후 3시께 휴대전화를 찾았다고 연락해왔다.
류텐이는 “자원봉사자들의 열정 덕분에 따뜻함을 느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조직위는 “불가능한 일인 것처럼 들리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