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0일(금)

뇌성마비 엄마·아빠와 살며 너무 일찍 철 들어버린 4살 꼬마 (영상)

인사이트YouTube 'EBSCulture (EBS 교양)'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한 뇌성마비 남성이 퇴근 후 현관 앞에서 딸 아이 이름을 부른다.


문을 여니 아장아장 걷는 어린 아이가 "아빠!" 하고 맞이한다. 4살 '민주'네 평소 저녁 풍경이다.


뇌성마비 부모의 품에서 똑부러지게 자라고 있는 민주의 이야기가 최근 유튜브에서 재조명되며 감동을 주고 있다.


영상 속 민주는 거동이 불편한 엄마 대신 걸어나와 현관 잠금쇠를 해제하고 섬세한 손 동작이 어려운 아빠 대신 외투 단추를 풀어줬다.


인사이트YouTube 'EBSCulture (EBS 교양)'


네살이라 믿기 힘든 성숙함을 자랑하는 민주는 언어 표현이 풍부하고 학습 능력도 좋다고 어린이집 알림장에도 칭찬 일색이다.


부부는 그런 딸 아이를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어린이집 방문에는 망설였다.


가보고 싶은 심정은 굴뚝 같지만 딸이 자신으로 인해 혹시나 불편한 상황에 처할까 걱정한 것이다.


민주 아빠 송철민 씨는 "민주가 얼마 전에 '아빠 왜 그렇게 걸어?' 그랬잖아. 다른 아이들 부모님이 저희 모습을 볼 때 만에 하나 민주가 안 좋은 소리를 듣게 될까 봐. 아직 어리긴 하지만 그래도"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인사이트YouTube 'EBSCulture (EBS 교양)'


이어 송씨가 용기를 내 어린이집에 방문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무려 1년 반 만에 직접 교실을 찾아 민주의 생활을 눈에 담았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민주가 또래에서 리더 역할을 많이 한다"며 "집중을 오래하면서 마무리도 확실히 하고 정리까지 할 수 있는 아이"라고 칭찬했다. 그말에 송씨는 함박 웃음을 지었다.


직접 본 민주는 확실히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돋보였다. 친구보다 섬세하게 색칠 놀이를 하는가 하면 식사 시간에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야무지게 밥을 먹었다.


인사이트YouTube 'EBSCulture (EBS 교양)'


민주의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몸이 불편한 엄마, 아빠를 대신하던 습관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듯해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그런데 민주는 어린이집을 찾아온 아빠를 멀뚱이 쳐다볼 뿐 먼저 안겨오지 않았다. 평소 집에서 아빠에게 한 걸음에 달려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송씨는 "어린이집에 온 아빠의 모습이 어색하고 낯선 것 같아요.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차후에 생각해봐야 되겠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인사이트YouTube 'EBSCulture (EBS 교양)'


민주의 사연은 지난 2010년 5월 EBS '희망풍경 -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에서 소개됐다.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장애에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민주를 키우는 부부와 그런 부모님을 돕는 기특한 민주의 모습이 여전히 누리꾼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주고 있다.


영상 댓글에서는 "자식 낳아서 유기하고 살해하는 기사보다가 화가 치미는 요즘인데 정말 예쁘고 귀한 가족이다", "아기가 이제 학생일텐데 부모님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고 당당하게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이런 영상이 많이 올라와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걸 알렸으면 좋겠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YouTube 'EBSCulture (EBS 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