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0일(금)

남친 부모님이 일본 좋아하는 사람 '극혐'하는데 일본 너무 좋아해 고민인 여성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1년을 연애하는 동안 모든 것이 잘 맞아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던 한 커플.


그러나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일본'에 대한 생각이었다.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는 동안 일본만 빼고 가는 남자와 일본이 너무 좋아 1년에 3번 여행을 가는 여자.


두 사람의 사연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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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을 너무 싫어하는 애국자 남친'이라는 제목의 고민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남자친구 B씨는 일본을 이른바 '극혐'하는 사람이다.


어느정도 인가 하면, B씨는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일본으로 간다고 하자 혼자서만 빠져 자습을 하는가 하면 일부러 일본만 빼고 전 세계를 여행했다. 심지어 일본으로 발령이 나자 월급 인상과 인센티브 제안도 모두 거절하고 한국에 남았다고 한다.


현재도 일본 제품은 절대 쓰지 않고 웃돈을 주더라도 일본과 관련 없는 제품을 사며 신념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


문제는 남친 뿐만 아니라 남친의 부모님마저 남다른 애국심을 자랑한다는 것이었다. 남친의 부모님 모두 독립운동가 집안인데다 온가족이 도보여행으로 독립운동가들의 기념비를 찾아다니고 한국사 자격증을 딸 정도라고 한다.


연애 초기에 B씨는 일본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남에게 강요할 생각이 없고 상대방도 함께 해달라고만 안 하면 된다는 조건을 걸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이게 뭐가 문제냐 할 수 있겠지만 저한테는 문제가 많이 된다. 왜냐하면 저는 일본을 엄청 좋아하고 여행도 자주 다닌다"고 고백했다.


이어 "20대 때도 일본 웬만한 곳은 틈틈이 다 갔었고 일본 문화나 분위기도 좋아한다"며 "일본이 우리나라한테 저지른 역사까지 좋다는 건 아니고 지나간 건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이 현재를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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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갈등의 시작은 신혼여행지를 고르는 데서 시작됐다. A씨는 "신혼여행으로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며 일본을 추천하자마자 저를 매국노 보듯이 보면서 '다시는 그런 말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혼 후에도 일본에 갈 때마다 눈치를 봐야하고 전자제품, 생필품을 고를 때도 일본산 부품이 있는지 확인해야 할 거 같다"고 걱정했다.


그녀는 "남에게 신념을 강요하지 말라면서 정작 저는 강요당하는 기분이다"며 앞으로 두 사람 관계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 지 고민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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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사연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남자는 처음부터 자신의 신념을 다 밝히고 시작했는데 뭐가 문제냐", "남친 집안 품격이 다르다", "일본은 전범에 대해 뉘우치지도 않는데 독립운동가 집안이면 당연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남친 집안이 정도가 심하다", "같잖은 애국심", "애국심이 너무 과해서 오히려 반감든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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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019년 7월, 일본이 보복성 짙은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령하며 한국에서는 '노재팬' 불매운동이 불었다.


불매운동 2개월 만에 일본 본사가 지분의 99.96%를 소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ABC마트의 매출은 빠르게 감소했으며 무인양품, 유니클로 등도 직격탄을 맞았다.


심지어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항공편도 중단되는 등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노재팬' 움직임이 약화되면서 최근에는 불매운동 이전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최근 오염수 방류로 한 차례 불매 움직임이 있긴 했지만 일본산 맥주가 불티나게 팔리는 등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