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지난 2020년 8월 미국에서는 교사에게 대들다 폭행까지 한 8살 소년이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경찰관들이 아이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현지 누리꾼들은 "무자비하다"라는 반응과 "교사를 폭행할 정도면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라는 반응으로 갈렸다.
최근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프랑스 AFP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18일 프랑스 경찰은 빌드마른주 알포르빌의 한 학교에서 수업 중이던 14살 소년을 체포했다.
경찰은 수업 중인 교실에 들어가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소년에게 수갑을 채운 뒤 연행했다.
해당 소년은 트랜스젠더인 동급생을 괴롭혀 왔다. 다른 학교에 다니는 피해 학생은 "죽여 버리겠다", "너 같은 애들이 싫다"라는 등의 위협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소식통은 AFP통신에 "소년을 체포하기로 한 결정은 긴급 구금이 필요한 극도로 심각한 위협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번 체포는 학대 행위에 대한 정책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괴롭힘을 가하는 학생들에게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우리가 괴롭힘이라는 재앙을 끝내는 방법이자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소년의 체포 소식에 해당 학교의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왜 수업이 끝난 후 체포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라면서 경찰의 체포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같은 학교의 학부모인 라미아(39) 씨는 "소년은 아직 10대, 미성년자에 불과하다. 학교 폭력에는 반대하지만 체포는 정상이 아닌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체포 장면을 목격한 동급생은 "교장 선생님이 노크를 하고 들어와 우리에게 체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서 경찰관들이 들어와 친구의 팔을 붙잡고 수갑을 채웠다"라면서 "나는 경찰이 교실에 들어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충격을 받았고 어떤 친구들은 초조해 보였다"라고 말했다.
전국자치노동조합연맹 교육 지부(SNPDEN-Unsa) 디디에 조르주 지부장은 "체포 규정을 준수했지만 우리가 권고하는 방식의 개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가해자를 향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지난 5월 일어난 학교폭력 사건 때문이었다.
당시 피해 학생의 부모는 15살 아들이 수개월 동안 학교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교육 당국에 호소했으나, 당국은 부모에게 "괴롭힘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건설적 태도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후 피해 학생은 여름 방학을 마치고 등교한 다음 날인 지난 5일 파리 교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해당 편지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학교 폭력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겠다"라고 약속했다.
UNDER ARREST: An "8-year-old boy" w/ "#Special needs"#US Police officers at a #Florida elementary school arrested an "8-year-old boy" w/ "#Special needs" who had allegedly hit a teacher — only to realize the boy's wrists were too small for the handcuffshttps://t.co/UEpcaCnxcz pic.twitter.com/KTya4MN4GI
— realSeifBitar (@BitarReal) August 13, 2020
학교에서 어린 학생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8월 8살 아이가 급식실에서 아이들을 감독하던 교사의 지도에 따르지 않고 욕설을 하고 주먹으로 가슴을 치는 등 폭행하자 학교에 출동한 경찰 두 명은 어린 소년을 사물함 쪽으로 돌아서게 한 후 몸을 수색한 뒤 팔을 뒤로 젖혀 수갑을 채웠다.
아이는 눈물을 터뜨렸지만, 경찰은 아이를 체포해 경찰서로 연행한 뒤 지문과 DNA를 채취하고 머그샷까지 찍은 후 몇 분간 청소년 사법 시설에 가뒀다.
이후 아이의 엄마는 체포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아들이 ADHD, 우울증, 불안 및 반항 장애를 앓고 있으며 그날도 정신과 약을 복용했다면서 10살이 되어서야 아들이 체포 트라우마를 극복했다고 전해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