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0일(금)

"퇴근 후 밥 먹자는 여후배, 그린라이트냐?" 블라인드에 글 올린 남자가 받은 뜻밖의 고백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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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거 플러팅인가요?"


퇴근을 앞둔 오후 4시 50분, 7살이나 어린 여직원이 카톡을 보냈다. 상대는 같은 회사 과장인 남성 A씨다. 


여직원은 "오늘 퇴근하고 어디 가세요?"라고 물은 뒤 "집에 가죠"라는 A씨의 답변이 날아오자, 부끄러워하는 모습의 귀여운 이모티콘을 남겼다. 


그러면서 "비 오는데 저 좀 집에 데려다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저녁 살게요!"라고 제안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티빙 '유미의 세포들'


후배 직원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A씨는 당황했다. '그린라이트'라는 의심이 들면서도 섣불리 움직이고 행동할 수는 없었다. 


여직원의 제안이 진짜로 비 오는 날 교통수단을 구하기 위함일 수도 있어서다. 


그는 결국 누리꾼들에게 의견을 묻기로 결정하고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형들 도와줘"라며 조언을 구했다. 


A씨는 "이거 나 플러팅 하는 거야? 아니면 진짜 그냥 비 와서 저러는 거야?"라며 "상대는 7살 어린 여직원인데, 평소 넉살이 좋은 편이긴 한데 많이 당황스럽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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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둘이 밥 먹긴 처음이야. 그리고 저녁 먹더라도 내가 사는 게 맞지?"라고 물었다. 


몇 시간 뒤, A씨의 후기 글이 올라왔다. 


그는 "이제 집에 왔다. 뭔가 7살 연하의 직원과 데이트라는 생각에 조금 떨렸는데 너무 티 내면 불편해할 것 같아서 평소같이 대했다"고 했다. 


이어 "꽤 재미있는 시간 보낸 것 같다. 단둘이 얘기 하고 시간 지내다 보니까 좋았다. 그런데 저 직원이 저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고백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그냥 저를 좋은 선배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닐까 한다"며 "조금 설레게 하는 포인트나 대화가 있었는데 상대방의 마음을 모르니 정말 어렵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 글에 장문의 댓글 하나가 달렸다. A씨와 함께 식사한 후배 직원의 글이었다. 


"과장님~ 하잉♥"이라며 인사를 건넨 후배는 "친구가 링크 보내줬어요. 이거 너희 과장님 아니냐고. 아주 제 카톡까지 다 올리셨더군요?"라고 다소 당황스럽다는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좀 당황하긴 했지만 댓글 단 거 보고 귀여웠고, 이런 고민하는 것도 엉큼한 것 같아서 귀엽네요. 과장님 제 사생활 유출한 거 어떻게 복수할까 고민하다가 가입하고 댓글 남겨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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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를 향해서는 그동안 품고 있던 마음을 그대로 고백했다. 


후배는 "제가 넉살이 놓은 게 아니라 과장님이 좋으니까 대놓고 관심 표한 거죠. 그게 왜 넉살이 좋은 거예요"라며 "이렇게까지 했는데 먼저 카톡 안 보내면 진짜 가서 때릴 거예요!"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은 비 안 와도 데려다줘요"라는 말도 뒤에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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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A씨의 글은 해피앤딩 소식을 전했다. 


A씨는 "그 친구는 항상 다가와 줬지만, 전 애써 그 상황을 외면하려 했던 것 같다. 여러분의 응원 아니었으면 전 또 이 상황을 피했을지도 모르겠다"며 "이제 멈추지 않고 직진하겠다"며 소식을 전했다.


함께 공개한 카톡 대화에는 A씨가 오늘 비 안 와도 집에 데려다줄게요. 괜찮으면 매일 데려다줘도 괜찮을까요?"라고 고백한 장면이 담겼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둘 다 귀엽다. 세상 살맛 나겠네", "내가 오늘 금요일이라 참는다", "주작이다. 사실이어도 주작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등 부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