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노조)이 주말 특근을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데 뜻을 모았다.
특근 중단을 통해 난항이 이어지고 있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보다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모듈 부품사는 다음 달 하루 주야 4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30일 현대차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4일부터 토요일 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기존에 합의돼있는 특근 외에 모든 특근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다. 단체요섭을 제외한 협의와 공사 진행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8일 사측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어 25일 열린 파업찬반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의 90%에 가까운 찬성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찬성율은 88.93%였다.
노조의 특근 거부가 진짜로 이어질 경우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 차량들의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 현재 차량 계약 후 인수를 대기하는 이들의 경우 예정보다 더 늦게 차량을 받게될 수도 있다.
다만 노조는 중단했던 임단협 교섭을 내일(31일)부터 재개할 방침이다. 사측이 지난 28일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교섭 재개를 요청한 까닭이다. 노조는 사측과 교섭을 이어가면서도 파업 일정 논의도 이어갈 계획이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지급, 각종 수당 및 현실화, 만64세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우선 파업전 단계의 투쟁을 통해 31일 재개되는 임단협 교섭에서 사측을 강하게 압박한 뒤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경우 다음달 7일 열리는 중앙쟁대위에서 파업 등 투쟁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향후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다면, 단체협상을 이유로 5년 만에 파업하게 된다.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에 악영향은 물론,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무역 상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여러 협력사, 관계사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KB증권은 2016년과 2017년 파업 당시를 참고해 현대차 노조가 올해 파업에 돌입한다면 매출 4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분석한 상태다.
한편 현대모비스의 모듈 부품사 공동대책위원회도 이날 13개 지회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파업 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달 5일과 6일 중 하루 주야 각 4시간의 파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에 이은 파업이어서 적잖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