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아디다스, 매장에 '물품 밀어내기·사이즈 미공개 떠넘기기' 갑질 일삼아"...파산 점주 폭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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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상설매장 점주에게 십수 년간 각종 갑질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난 29일 한겨레는 아디다스로부터 '물품 밀어내기·사이즈 미공개 떠넘기기' 등의 각종 갑질을 당해 파산한 점주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함께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6년 3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리복과 아디다스 매장을 운영했던 점주 김씨는 "본사의 불공정한 거래 강요로 인해 18억 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로 인해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파산한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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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디다스는 지난 2006년 리복을 인수했다가 15년 후인 2021년 어센틱브랜드그룹(ABG)에 매각한 바 있다.


김씨는 아디다스가 리복을 인수한 기간에 리복과 아디다스 매장을 운영했다.


2006년부터 김씨는'파주리복' 등 총 5개 매장을 운영하다 2008년 리복 강남직영점(강남점)을 맡았다.


김씨는 아디다스의 강요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아디다스 측이) 강남점을 운영하지 않으면 기존에 운영하던 매장을 몰수하겠다는 회사 쪽의 강압과 함께 월 매출액 6~7천만 원과 본사가 보장하는 단체 매출도 4천만 원이 있다는 '당근'을 제시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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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디다스의 말은 사실과 달랐다고 한다.


김씨는 "당시 강남점의 월세가 5,600만 원이었는데 실제 매출은 2천만 원이 채 안 됐다. 본사가 보장해 준다던 단체 매출도 없었다"라면서 "운영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매장이라 내게 떠넘긴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씨는 아디다스 본사가 일명 '물량 밀어내기'도 일삼았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본사는 김씨가 강남점을 인수하자마자 5억 원어치가 넘는 물품을 강제 공급했고, 2009년에도 '본사 매출 부족'을 이유로 13억 4천만 원어치에 이르는 제품을 떠넘겼다.


김씨는 "강남점의 손실로 재무상 도저히 물량을 받을 수 없는 상태였는데도 본사는 임의로 여신(신용도)를 상향해 물량 밀어내기를 했다. '판매가 되지 않으면 전량 반품해 주겠다'라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주문내역을 임의로 수정하거나 중복으로 출고하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밀어내기를 했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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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매체에 아디다스코리아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사이즈 상품까지 떠넘겼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공급을 받고 나서야 사이즈를 비로소 알 수 있었다"라면서 "(공급받은 제품) 900개 중 악성(비인기) 사이즈인 220을 80개, 230을 400개, 250을 80개 주고, 인기 사이즈인 235(여성)는 단 35개, 270·275(남성)는 각각 26개와 2개만 주는 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씨는 그가 아디다스 매장을 열길 원하자 아디다스코리아가 리복 매장까지 함께 운영하라며 '끼워팔기'도 했다고 했다.


김씨는 "2018년 2월 인천 롯데마트 계양점 아디다스를 인수했는데, 리복 매장까지 패키지로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장사가 안돼 2019년 8월 두 매장 모두 폐점을 요구했더니 '패키지'라는 애초 주장과는 달리 리복만 폐점하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본사는 김씨가 2020년 3월 인천 롯데마트 계양점 아디다스와 리복 매장을 폐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해 5월까지 모두 9,200만 원어치의 물품을 추가로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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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김씨는 아디다스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보내고 공정위 분쟁조정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아디다스코리아는 지난 5월 "김씨 주장으 전혀 인정할 수 없다. 다만 그간 거래 관계를 고려해 물품 대금 1억 원을 면제하고, 3억 원을 지급하겠다"라는 최종안을 제시했다.


김씨는 "손해액의 6분의 1에 불과한 데다 갑질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 본사의 조정안을 거부하고 공정위 신고와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씨 외에도 공정위 분쟁조정원을 통해 아디다스코리아와 분쟁 중인 점주는 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지난 3월 아디다스로부터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가맹점주들이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 YouTube 'JTBC News'


정종영 가맹거래사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기 브랜드에 다른 브랜드 끼워팔기, 물품 밀어내기, 사이즈 미공개를 통한 악성 재고 떠넘기기 등 본사가 할 수 있는 갑질을 모두 한 것으로 보인다. 가맹사업법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거래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갑질을 참았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생계가 걸린 데다 폐점하면 모든 부채를 갚아야 하는 점주 입장에선 본사에 대항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디다스코리아 측은 한겨레에 "김씨는 시즌 아웃 상품을 낮은 가격으로 공급받은 상설거래를 했던 점주로 일반 거래와는 차이가 있다. 김씨가 주장하는 기간은 판매 부진으로 점주뿐 아니라 본사 역시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오랜 거래 관계를 고려해 원만하게 사안을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디다스코리아는 김씨가 막대한 손실을 볼 때 2015년과 2016년 각각 1,315억 원, 1,49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그 이후로는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해 2017년부터는 국내에서 얼마나 이익을 거뒀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아디다스는 지난 3월 전국 100개 가맹점 중 80개 매장 점주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