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0일(금)

"평소 장기기증에 동참하고 싶다고 했던 남편이 3명에게 새 삶을 주고 떠났습니다"

인사이트 故 이관춘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5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지자 그의 뜻의 따라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2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일 뇌사 상태였던 故 이관춘씨가 강릉아산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장, 신장(양측)을 3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 6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이씨가 평소 장기기증 관련 뉴스를 보고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증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가족들은 이씨의 장기기증 소식이 널리 알려져 장기기증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강원도 강릉시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고인은 조용하고 성품이 착했고 자상한 사람이었다. 특히 고인의 아내 신양숙씨는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정작 본인은 하고 싶은 것 하나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며 "하늘나라에서는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지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따뜻한 남편, 자상한 아빠로 고생이 많았다. 사랑한다"는 마지막 말을 전했다. 


고인의 아들 이희준 씨는 "무뚝뚝한 아들이라 아버지한테 사랑한다는 말 한번 못 한 것이 죄송하다"면서 "다음 생에는 애정 표현도 많이 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하고 싶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기증자의 뜻대로 장기기증 활성화를 통해 더 많은 아픈 사람들에게 새 생명의 희망을 널리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