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정부가 자동차세 부과 기준을 현행 배기량에서 차량 가격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앞으로 전기차의 세금이 크게 늘 전망이다.
지난 21일 KBS뉴스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자동차세 등 배기량 중심의 자동차 재산기준 개선'을 주제로 국민 참여 토론을 진행하며 자동차세 개편에 나섰다.
현재 자동차세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전기차는 엔진이 아닌 모터를 이용해 움직이기 때문에 현행 세법상 '그 밖의 승용차'로 분류돼 차량 가격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연간 10만원의 자동차세를 부과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억대 전기차를 소유하면서 세금 10만 원을 내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실제로 약 1억 5,000만 원인 테슬라 모델 X와 약 2억원인 포르쉐 타이칸, 5천만 원 이하인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의 니로EV 등은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세금은 모두 10만 원이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전기차 보급 확대 등 자동차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세 개편에 나섰고, 전기차 과세에 '무게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구체적으로 내놓았다.
김필헌 한국지방세연구원 지방세연구실장은 "전기 자동차가 상대적으로 중량이 무겁기 때문에 도로 파손의 그런 비용도 많이 발생한다. 그런 부분들도 (감안)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준에 맞춰 세금을 계산해보면 테슬라 모델S는 자동차 세금만 100만 원이 넘게 들고 국산차인 아이오닉5의 경우 50만 원을 더 내야한다.
또한 내연 차량의 세 부담도 달라지기에 찻값이 비쌀 경우 자동차세가 130만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
자동차세 개편에 공감하는 분위기는 국회에서도 이어졌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변화에 맞는) 세제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법안이 발의된 지 2년 반 됐다는 점을 보면 늦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기차 보급 대수가 오는 2030년까지 300만 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자동차세 과세 체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자동차세 과세 기준을 배기량에서 차량 가격 등으로 변경하면 '이중과세'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미 자동차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취·등록세를 냈기 때문에 다시 재산세 성격의 세금을 내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환경세 측면의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