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지난 2000년 건축허가 이후 23년간 진척을 보이지 못한 부산롯데타워.
오랜 준비(?) 끝에 드디어 오늘 기공식을 열고 역사적인 첫삽을 떴다.
17일 오전 11시 부산 중구 롯데타워 건축 현장에서는 부산롯데타워 기공식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켄고 쿠마 건축가,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등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롯데타워는 옛 부산시청 부지인 중구 중앙동에 높이 342.5m(67층)규모로 건설된다.
배가 달릴 때 뱃머리에 이는 파도(선수파) 모양 디자인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수차례 디자인이 변경된 끝에 결정된 만큼 각곳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타워 내부에는 루프탑 전망대, 아트 갤러리, 스카이라운지, 익스트림 스포츠 시설, 스카이워크, 쇼핑몰과 체험시설, 푸드홀 등이 조성된다. 루프탑 전망대는 부산시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게 구성된다.
완공은 오는 202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될 경우 555m 잠실 롯데 타워, 411m 부산 해운대구 LCT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마천루가 된다.
공사에는 약 10만명의 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인력 채용과 자재·장비 사용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도 기대되고 있다. 흔들리는 부산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어줄 전망이다.
부산롯데타워가 첫삽을 뜨기 전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0년 107층, 높이 428m 규모로 롯데타워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사업성 확보 방안을 놓고 부산시와 이견이 있었다.
2019년 롯데는 건립 계획을 56층, 높이 300m로 대폭 축소했다. 그러자 부산시 경관심의위원회가 변경안에 연거푸 재심 결정을 내리면서 갈등이 격화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6월, 만료 기간이 다가온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아쿠아몰·엔터테인먼트동 등 상업시설의 임시사용승인 연장을 거부하며 롯데에 최후통접을 했다.
이에 롯데는 2025년 롯데타워 준공을 약속하며 갈등을 봉합했다. 행정적 절차로 인해 완공시기는 2026년으로 미뤄졌지만,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는 타워 공사가 혹여라도 중단되지 않도록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아쿠아몰·엔터테인먼트동 등 상업시설의 임시사용승인 연장을 1년 단위로 하며 공사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한편 기공식에 앞서 켄고 쿠마 건축가는 '부산 건축의 미래'를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를 열고 균형 있는 '책임건축'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그는 부산롯데타워의 특색에 대해 "전형적인 전망대 건축물처럼 머리가 높이 있고 저층부가 받치고 있는 모습이 아닌 중층 빌딩 높이에 볼륨을 수평 방향으로 옮기면서 수직 342.5m 높이의 고층 타워라도 도시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전망 타워"라며 "바다와 산이 접선하는 부산만의 공간적 특성을 살려 부드러운 선이 어우러진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