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어렵게 살았던 여성이 사실 자신들 앞으로 부모님의 보험금과 연금 등이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16일 보배드림에는 '제가 든 지푸라기 좀 잡아주세요'란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2008년 7월에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전 그때 초등학교 6학년, 그 아래로 남동생 두 명까지 있었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막냇동생은 당시 3살 정도 됐을 때라 부모님과 동행하다 사고를 같이 당해 허벅지 뼈가 골절되어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장례 2일차에 막냇동생이 '누나 누나'하면서 자꾸 저를 찾는다기에 결국 입관식도 보지 못하고 약 6개월을 넘게 동생을 간호하느라 바빴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어쩌면 어른들의 장난은 이때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A씨가 동생 케어에 집중하던 시기, 그가 부모님과 함께 살던 빌라와 추억이 담긴 물건들 모두가 사라졌다.
그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땐 우리가 살던 집은 이미 다른 사람한테 팔려서 더 이상 가지도 못했고, 거기 있던 짐들의 일부는 외갓집으로, 그리고 저희의 양육권은 친가 쪽으로 넘어와 있었다"라며 "고작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저는 단순히 '부모님이 안 계시니 당연히 할머니 집에서 커야 하는구나' 하고 그 상황을 받아들였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엄마 아빠와의 추억이 담긴 유품 하나 챙기지 못했던 A씨는, 탕수육이 먹고 싶었는데 사달라고 말을 못해 울었던 기억이 있을 만큼 어렵게 살아야 했다.
책임감에 아르바이트도 일찍 시작했다. 중1 때부터 안 해본 일이 없을 만큼 하루 두세 탕의 알바를 뛰며 열심히 살았다. 적어도 할머니에게 손을 벌리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렇게 남들보다 치열하게 살며 28살이 된 지금, A씨는 의문이 들기 작했다.
성인이 되었는데 아무도 부모님 사망보험금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얼핏 들은 내용으로는 우리 집에 빚이 많아서 보험금이나 수당으로 나온 금액은 다 빚 갚는데 썼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빚이 많다 하더라도 돈 하나 남아있지 않을 만큼 빚쟁이였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 큰아빠, 막내 고모와 소통하면서, 저희를 챙겨줬다는 생각에 말을 해줄 때까지 기다렸다"라고 말했다.
심각성을 알게 된 건 지난 4월이었다. 할머니가 갑자기 A씨에게 "연금통장 가지고 있냐"라고 물어본 것이다.
내용 확인을 위해 연금공단에 전화해 보니 막냇동생 이름으로 된 통장으로 약 2,500만원 정도 유족 연금이 지급되고 있었다.
또한 아버지가 근무할 때 가입했던 연금도 A씨 남매에게 나오는 것이란 말을 전해 듣게 됐다.
A씨는 통장의 행방을 찾기 위해 할머니와 함께 은행으로 갔고, 그곳에서 540만 원가량이 남은 연금 지급 통장을 확인하게 됐다.
통장 내역에는 2008년 12월부터 36장 정도 되는 출금 기록이 있었는데, 돈을 이체한 사람은 큰아버지였다. 또한 돈이 막내 고모 계좌로 들어간 이력도 확인했다.
A씨는 "너무 화가 나서 통장 재발급과 함께 비밀번호를 바꾸고 할머니한테 '이 돈이 어떤 돈인데 이렇게 쓰이냐, 내가 가지고 있겠다'고 하니 할머니마저도 '왜?'라고 물어보신다"라며 "어이가 없어서 '이 돈 있었으면 적어도 애들 옷 하나 더 사주고 용돈 한 번 더 줬을 거고, 적어도 우리 살 집 보증금 하나는 마련했을 거'라고 했다"며 분노했다.
막내 고모는 할머니에게 통장을 받았고, 할머니는 그 사실을 잊고 있다가 순간적으로 '통장이 없어졌다'고 착각해 A씨한테 행방을 물은 것이었다.
A씨는 "그 돈은 저희 셋을 위해 아버지가 남겨준 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대략적으로 듣고 어림잡아본 금액만 8억에서 10억 정도라고 하는데 그 돈이 다 공중분돼서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받을지를 알아봐야 하는데 정확히 어떤 기관 어느 부서에 요청을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사연에 누리꾼들은 "적은 돈도 아니고 변호사 쓰셔야죠. 빨리 움직이셔야 하는데 시간에 따라 받아낼 수 있는 액수가 바뀔 수 있습니다", "법률구조공단에 무료법률상담 요청해 보셔요", "사실이면 진짜 나쁜 사람들이네요", "나라에서 무료법률상담 있습니다. 예약을 잡아야 합니다. 그곳에서부터 기초 데이터를 수집해 보세요", "통장 내역 증거 다 있으니 고소해서 있는 재산이라도 차압 잡아야할 듯" 등의 조언을 건넸다.
현재 해당 글은 2600개가 넘는 추천과 5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