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03일(화)

빵집 갈 때 '제빵 명장'만 보고 사 먹으면 절대 안 됩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한민국에서 인정한 제과·제빵 명장은 단 15명...나머지는 민간 업체 발급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한번 상상해보자. 명장이 만든 빵과 경력 1년 차 제빵사가 만든 빵. 먹어 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명장이 만든 음식이 더 맛있을 것만 같다. 권위가 주는 힘이다. 


그런데 이 권위를 돈 주고 살 수 있다면 어떨까. 돈 주고 음식을 사 먹는 소비자로서는 다소 찜찜할 것이다.


2021년 11월 SBS는 대한민국명장에 관해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베이커리 카페에서는 대한민국명장이 아닌 민간 업체에서 발급받은 명장 타이틀을 사용하고 있었다.


인사이트민간 업체에서 발급한 '민간 명장' / SBS


요즘 수도권에서는 베이커리 카페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명장' 타이틀을 내 건 곳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곳을 봤을 때 당장 드는 생각은 '빵을 잘 만드는 곳이구나' 정도다. 의구심이 먼저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번쯤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나라에서 인정하는 진짜 명장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제과·제빵 명장(이하 '제과 명장')은 15명이다. 나머지 명장은 전부 민간 단체에서 발급받은 명장이다. 다시 말해 일정 돈과 시간만 들이면 상대적으로 쉽게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이라는 얘기다.


인사이트2023년 기준 대한민국에서 15명만 갖고 있는 대한민국명장 증서 / SBS


대한민국명장이 되려면 경력 최소 15년 이상에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만 할 수 있어


소비자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단지 '명장'이라는 타이틀만 보고 어느 정도 맛이 보장된 빵집이라고 생각해 소비한다.


우리나라에 오직 15명만 있는 제과 명장은 숙련기술장려법에서 요구하는 경력·심사 등을 거친 사람들이다.


인사이트민간 업체에서 발급한 '민간 명장' / SBS


숙련기술장려법에 따르면, 제과 명장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최소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만 비로소 제과 명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반해 민간 업체에서 발급 할 수 있는 '민간 명장'은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명장을 발급해주는 주선 업체가 컨설팅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민간 업체에서 발급한 '민간 명장' / SBS


현행법상 대한민국명장과 유사한 명칭을 쓰다가 적발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특정 업계에서 소비가 늘면 소비자의 알 권리도 늘어야 한다. 빵 소비가 늘어난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유사 명장에 관한 규제를 조금 더 강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다음은 제과·제빵 명장 15인 명단이다.


제과 명장 1호 : 박찬회 (2000) 

제과 명장 2호 : 임헌양 (2001) 

제과 명장 3호 : 권상범 (2003)

제과 명장 4호 : 김종익 (2003)

제과 명장 5호 : 서정웅 (2005) 

제과 명장 6호 : 김영모 (2007)

제과 명장 7호 : 안창현 (2009) 

제과 명장 8호 : 함상훈 (2011) 

제과 명장 9호 : 홍종흔 (2012) 

제과 명장 10호 : 송영광 (2014) 

제과 명장 11호 : 박준서 (2016) 

제과 명장 12호 : 인재홍 (2017)

제과 명장 13호 : 이흥용 (2018) 

제과 명장 14호 : 김덕규 (2019) 

제과 명장 15호 : 최형일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