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4일(화)

"집 지켜야 한다"면서 태풍 오는데도 대피 거부한 할머니 업어서 옮긴 경찰

인사이트사진 제공=강원경찰청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강원 고성군에서 물에 잠긴 집을 지키던 할머니가 구조됐다.


비상근무 중이던 경찰이 그를 발견해 업고 물속을 빠져나온 것이다.


지난 11일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3시 20분께 고성군 현대면 대진리에서 경찰 2명이 70대 여성을 구조했다.


인사이트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10일 오후 강원 고성군 거진 시내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 사진 제공 = 고성군


당시 비상근무를 하던 생활안전계 고석곤 경감 등 2명은 폭우로 인해 집안에 빗물이 들어차는 상황에서 홀로 집을 지키고 있는 70대 여성 A씨를 발견했다.


이들은 여성에게 대피할 것을 안내했지만, A씨는 "내가 대피하면 집을 지킬 수 없다"면서 거부했다.


이에 고 경감은 "지금 비가 그칠 기미가 없고, 빗물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위험하다. 바로 대피해야 한다"며 소리쳤다.


고 경감은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내려오는 빗물의 물살이 빠른 데다 성인 무릎 가까이 물이 찬 상황에서 고령의 어르신이 걸을 수 없다고 판단, 결국 A씨를 업고 물속을 빠져나왔다.


인사이트10일 고성군에서 소방대원이 고립된 어르신을 업어 구조하고 있다 / 사진 제공=소방청


A씨는 이들의 신속한 판단과 구조 덕분에 무사히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카눈' 최대 피해지 중 한 곳인 고성군은 703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당시 동해안 북부지역에는 시간당 80~90mm의 비가 쏟아졌다.


지난 9일부터 11일 오전 4시 30분까지 고성 누적 강수량은 402.8mm에 달해 저지대 주거지 침수 우려가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10일 강원 영동지역에 시간당 8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고성군은 하천 범람 및 산사태 우려 지역과 주택 침수, 고립, 거주 취약 등으로 196세대 306명의 주민이 대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