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경기 하남시에 거주하며 홀로 자취하는 직장인 김모(33)씨는 8월 말, 제주도 여행을 가려다 생각을 바꿨다.
비행기표 가격이야 국내인 거주가 더 싸지만, 표값을 조금 더 주고서라도 일본 후쿠오카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물가와 교통을 생각해 봤더니 제주보다는 후쿠오카가 더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제주도 갈치조림이 1인당 3만원일 정도로 물가가 부담이고, 지하철도 없어 불편하다"라며 일본행 이유를 밝혔다.
지난 10일 통계청은 2023년 2분기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을 발표했다.
이를 보면 지난 2분기 제주도의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감소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7.4% 줄었다.
두 지표는 모두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서비스업 생산은 서비스 소비, 소매판매는 재화(상품) 소비 수준을 각각 보여준다.
이러한 두 지표의 당반 하락은 제주도에서 서비스 이용 및 재화 소비가 줄었다는 의미다. 이는 코로나 2년차로서, 직전해에 비해 모든 여행 지표가 박살이 났던 2021년 1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제주도에 여행객이 줄어들며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물가가 크게 오르고, 해외 항공편도 늘어나면서 제주 대신 일본 혹은 동남아시아 등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해외여행지를 찾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10개 분기 연속 증가하다 감소 전환됐다. 소매판매는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감소 흐름을 나타냈다. 이번 감소 폭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보다 감소폭이 더 크다는 점이 눈에 띈다.
통계청은 서비스업 쪽에서는 숙박·음식점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한 해외 관광객이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제주를 찾는 이들이 줄었고, 면세점과 편의점 매출이 부진한 게 해당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 관광업계는 이러한 지표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 재개를 발표하면서 다시금 관광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6년 전 사드 사태로 중국 단체관광이 끊겨 큰 타격을 받았던 제주도는 이번 발표에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직접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