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제학과 vs 경희대 한의학과..."딱히 좋아하는 건 없는 애"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인공지능(AI)이 도래한 요즘이지만, 평생을 결정 지을 수도 있는 진로 결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렇기 때문에 진로 결정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는 대학교 선택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다.
지난 1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서울대 경제학 VS 경희대 한의"라는 글이 올라왔다.
조카가 입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조카가) 딱히 좋아하는 건 없는 애다"라며 "무난 그 자체. 지극히 성실하고 평범한 학생이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요즘 입시를 잘 몰라"라면서 서울대 경제학과와 경희대 한의학과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냐고 물었다.
골드만삭스·구글코리아 직원들도 등장..."월급쟁이 할지, 사장 노릇 할지는 성향 차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택한 골드만삭스 누리꾼은 "닥설경"이라고 짧게 답했다. 구글코리아에 재직 중인 누리꾼도 "한의사가 꼭 되고 싶은 것도 아닌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고?"라고 말했다.
반면 '경희대 한의학과'를 택한 누리꾼은 "5년 뒤에 한국에 노인들만 득시글거릴텐데 당연히 한의학과 가야지", "한의사는 개원하면 주 3~4일 일하고 월 700 이상은 받아 간다. 좋아하는 거 없으면 한의대 가야지"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경제학 나와서 월급쟁이 할지, 한의원 개원해서 사장 노릇 할지는 성향 차이 일 듯", "일단 수시 원서 넣는 건 여러 개 넣을 수 있으니깐 다 넣어봐라"는 등의 조언도 있었다.
2023학년도 정시 모집 결과 인문 계열 정시 합격선 1위 학과에는 경영·경제학과 없어
한편 서울대 등 주요 대학 10개교의 2023학년도 정시 모집 결과에 따르면, 인문계열 정시 합격선 1위 학과에서는 '경영·경제학과'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 1일 종로학원은 2023학년도 정시모집 결과 서울대 등 주요 대학 10개교의 인문계열 정시 합격선 1위 학과를 공개했다.
인문계열 정시 합격선 1위 학과는 대학별로 서울대 정치외교학부·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고려대 통계학과·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서강대 중국문화학과·한양대 정보시스템학과·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이화여대 교육공학과·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등이다.
예년마다 대입에서 인문계 1위를 지켜왔던 '경영·경제학과'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앞서 2021·2022년도 정시모집 결과에서는 경영·경제학과가 인문계열 정시 합격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이 도입되면서 추세가 바뀐 듯 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통의 1위였던 경영·경제학과가 빅데이터·정보시스템 융합학과 등에 밀리고, 자연계에선 반도체 집중 육성 기조로 관련 학과로 우수 학생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인기가 높았던 학과들도 교육과정에 빅데이터를 응용한다든지 시대 변화 흐름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