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노령에다가 갈비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삐쩍 마른 몸 때문에 '갈비사자'라는 별명까지 생긴 부경 동물원의 수사자 바람이.
녀석은 약 25평 정도의 비좁은 시설에서 관람용 투명창이 설치된 한쪽 면을 제외한 모든 면이 막히고 천장까지 있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았다.
온통 시멘트 뿐이라 바람도, 햇빛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던 녀석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오랜 협의 끝에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다.
7년 만에 흙의 감촉을 느낀 녀석은 힘차게 포효하며 기쁨을 표했다.
그렇다면 바람이가 있던 좁은 사육장은 어떻게 됐을까.
너무나 안타깝게도 그 좁은 사육장에 들어가게 된 것은 바람이의 딸이었다.
최근 유튜브 채널 '그림이좋아서'에는 "바람이 나간 자리에 바람이 딸이 왔다"는 설명과 함께 짧은 영상이 올라왔다.
앞서 해당 채널은 부경 동물원의 관람기를 올리며 안타까운 동물들의 상태를 알린 바 있다.
영상 속에는 바람이가 있던 그 시멘트 공간에 암사자 한 마리가 머물고 있었다.
녀석은 사람이 주는 고기를 받아 먹으며 좁은 우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바람이의 고통을 고스란히 물려받게 된 암사자의 운명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했다.
영상을 올린 남성은 "위기에 처한 동물원에 동물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중간 역할이라도 해볼까 싶어 어렵게 영상을 찍어왔다"고 설명했다.
청주동물원에 따르면 현재 바람이는 적응을 위해 내실이 딸린 간이방사장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또한 현재는 갈비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가 하면 먹이를 던져주자 꼬리를 흔들며 '으르렁' 거리는 등 활발해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