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바비'의 반응이 뜨겁다.
특히 북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2023년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경신했으며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은 무려 3억 3,700만 달러(한화 약 4,323억 원)을 벌어들이며 워너브라더스 역사상 프랜차이즈 영화를 제외하고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8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유니래드(UNILAD)에 따르면 해외 여성들 사이에서 '바비 테스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여성들은 영화 '바비'를 썸남 혹은 남자친구가 계속 만나도 될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영화 '바비'에서 바비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가상세계 '바비랜드'에 살고 있는데 이곳은 여성이 최고인 곳이다. 대통령도, 대법관들도, 노벨상도 여성의 차지다.
반면에 남자 캐릭터 켄은 바비들이 운동을 하면 경기장 옆에서 치어리더 역할을 하는 등 바비를 위한 존재로 그려진다.
이에 영화의 평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사회 속 남성과 여성의 모습을 반전시켜 흥미로웠다"라는 반응도 있는 반면, "페미니즘 메시지를 담은 영화라 불편했다"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쏟아졌다.
유니래드에 따르면 한 남성 틱톡커는 영화 '바비'를 보는 남자는 모두 '베타'라고 말하는가 하면, 극우 유튜버 벤 샤피로(Ben Shapiro)는 영화에 대해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이 이어지면서 일부 여성들은 해당 영화를 연인 혹은 데이트 상대와의 관계를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하고 있다.
일명 '바비 테스트'의 방법은 간단하다.
남자친구 혹은 데이트 중인 남자에게 영화 '바비'를 보러가자고 물어본 다음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는 한 여성 틱톡커가 실험을 제안하며 화제가 됐다.
그녀는 "영화 '바비'를 같이 보자고 했을 때 그가 어떻게 반응하나? 영화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면서 "켄이 묘사된 방식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영화에서 켄은 의도적으로 매우 일차원적인 연애 캐릭터로 그려졌고 일부 남성 관객들은 이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영상의 댓글에는 실제로 '바비 테스트'를 해보았다는 여성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 여성은 "남편이 영화를 정말 좋아했다! 어젯밤에 봤는데 모든 남성이 꼭 봐야 할 영화라며 친구들에게도 보러 가자고 권유하더라"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여성은 "남자친구는 예고편이 나왔을 때 재밌어 보인다며 한 달 전 예매를 했고, 우리 둘 다 울면서 봤다. 그와 결혼하고 싶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남편은 별 관심이 없었다.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슬펐다", "남자친구가 바비 보다 오펜하이머를 보고 싶어했다. 바비는 유치하다고 질색하더라" 등의 반응을 보인 경우도 있었다.
한편 국내에서도 영화 '바비'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극단적 페미니즘'을 추구하는 영화로 지적받으며 별점 테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네이버 영화 관람객 평점을 보면 총 8.57 중 여성은 평균 9.30, 남성은 6.02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